황재균, 일문일답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배트플립은 NO"

입력 2017-01-25 12:40
황재균, 일문일답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배트플립은 NO"

SF와 스플릿 계약 "자신감 없으면 도전 안했을 것"



(영종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꿈을 향해 나아가는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황재균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면서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거에 한 걸음 다가섰다.

황재균의 계약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냐 마이너리그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계약)으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입성 시 15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여기에 인센티브 160만 달러가 포함돼 계약 규모는 최대 310만 달러에 달한다.

황재균은 "꿈을 위해 한 발짝 내디딘 거로 생각한다"며 빅리그에 진출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감이 없다면 도전하지 않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재균은 또 "팬들이 생각보다 많이 응원해주셔서 놀랐다"면서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에서 열심히 야구를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황재균에게는 정말 어렵게 얻어낸 기회다.

그는 2015시즌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처음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으나 당시 무응찰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절치부심한 황재균은 지난해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25도루 97득점으로 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장타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단점으로 지적된 타격폼을 간결하게 뜯어고친 황재균은 결국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는 데 성공했다.

-- 꿈꿔왔던 무대로 향하는 소감은.

▲ 일단 무엇보다 나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꿈을 향해 이제 한 발짝 나아간 것 같다.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죽기 살기로 한 번 해보겠다.

-- 구체적으로 구단이 어떤 점을 높이 평가했나.

▲ 꾸준히 홈런 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삼진 비율을 낮춘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황재균은 삼진 비율을 2015년 20.5%에서 2016년에는 11.8%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줬고, 앞으로도 발전할 거라고 믿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 주전 자리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 가서 팀 분위기를 보고 나와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먼저 봐야 할 것 같다. 내 장점을 어필하는 수밖에는 없다.

-- 메이저리그 진입 자신감은 있나.

▲ 자신감이 없다면 도전하지도 않았다. 나는 나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

-- 공교롭게도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같이 출국한다.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

▲ (류)현진이에게는 (메이저리그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류)현진이 볼을 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빅리그의 모든 투수 볼을 쳐보고 싶다.

-- 구체적으로 목표는 어떻게 되나.

▲ 구단에서 나에게 장타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파워를 보여주면서 도루 부문에서도 좋은 기록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어느 한 부분에 치중되지 않고 모든 부분에서 동일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어떤 점 때문에 영입했다고 보나.

▲ 영어공부를 계속한 것에 의외로 많이 놀라더라. 스윙자세도 빠른 볼을 치기 위해 계속 교정했는데, 그 부분도 좋게 봐준 것 같다.

-- 진로가 정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 올해 FA 시장이 유난히 늦어진다고 들었다. 그것을 기다리느라 그런 것 같다. 조용히 있었는데 별의별 기사가 다 나오더라.

-- 미국에 진출한 동갑내기 친구들의 조언은?

▲ 워낙 친한 친구들이니까 이것저것 이야기했다. 가장 많이 한 얘기가 최대한 타석에 많이 서보고 공에 대해 적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응하면 비슷하다고 하더라.

-- 먼저 스플릿 계약을 했던 이대호에게 들은 것은?

▲ 이야기는 했다. 확실한 조언은 애리조나에 가서 직접 얼굴 보고 다시 물어보겠다.

-- 샌프란시스코라는 팀에 대한 생각은.

▲ 항상 우승후보인 팀이고 명문 구단이다. 그 팀에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

-- 미국에서의 일정은?

▲ 오늘 휴스턴으로 들어가서 10일 정도 트레이너와 몸을 만든다. 이후 애리조나로 넘어가 캠프에 합류할 생각이다.

-- 멀티 포지션에 대한 준비는.

▲ 계속 준비는 해왔다. 시즌 때도 3루에서만 수비를 하지 않고 왔다 갔다 하면서 수비를 했다. 여러 포지션을 할 수 있는 것이 시합을 나갈 확률이 높아 항상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었다.

-- 목표는.

▲ 파워나 스피드 하나에 치중하지 않고 모든 부분에서 골고루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가장 상대하고 싶었던 투수나, 샌프란시스코 동료 중 만나보고 싶었던 선수는?

▲ 모든 투수 볼을 메이저리그라는 곳에서 쳐보고 싶었다. 샌프란시스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버스터 포지나 헌터 펜스를 가장 만나고 싶었다.

--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준비한 것은

▲ 여태까지는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한 달 정도 일찍 만들어야 한다. 계약이 결정되자마자 미국에 들어가는 것은 몸을 빨리 만들고 싶어서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 계약이 늦어지면서 초조한 마음도 있었다. 그 부분을 팬들도 같이 느꼈을 것이다. 미국에 간다고 결정했을 때 생각보다 많이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보답할 방법은 정말 열심히 해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이다.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에서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

-- 영어 공부는 어떻게 했나.

▲ 뽀로로 보면서 영어 공부 했다. 간단한 회화는 가능하다. 한국 초등학생들도 대화는 되잖아요. 영어 잘하는 분이 이렇게 하라고 추천해줬다. (전 롯데 동료였던) 린드블럼, 아두치, 레일리가 많이 얘기 해줬다. 대화하면서 이 선수들 덕분에 단어도 많이 배웠다. 린드블럼하고 얘기 했는데 '무조건 오라'고 얘기해줬다. 작년 외국인 선수들이 미국 분위기 등에 대해 얘기해 줬다.

-- 배트 플립(스윙 후 배트 던지기)은 계속 할 건가.

▲ 미국 가면 하면 안 될 것들이 정말 많더라. 특히 배트 플립 해서 안 된다. 그래서 작년에 홈런 27개 치면서도 한번도 안했다. 그 얘기 듣고 고쳤다. 던지는 것도 타격 매커니즘이라고 하는 사람들 있는데 안 하면 안 하게 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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