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이동률 43년만에 최저…서울은 27년째 순유출, 1천만 붕괴
2016년 국내인구이동통계, 부동산 규제·고령화 때문
구조조정 여파로 울산 직업 전입인구 뒷걸음질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이대희 기자 = 지난해 부동산 시장 규제와 고령화 등 영향으로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이 4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탈출 러시가 계속되면서 서울은 27년 연속 인구 순유출 기록을 세웠고 인구는 1천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직업을 이유로 한 울산 전입인구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 부동산 정책 따라 움직이는 인구…이동률 1973년 이후 최저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6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구 이동자 수는 총 737만8천명으로 1979년(732만4천명) 이후 가장 적었다.
인구이동률은 14.4%로 전년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73년 1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970년 404만6천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한 인구 이동자 수는 1988년 996만9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2014∼2015년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인구 이동자 수가 2년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해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도입되는 등 다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인구 이동은 뒷걸음질 쳤다.
인구 이동이 가장 활발한 20∼30대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세종 등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거의 완료된 점 등도 전체 인구이동자 수가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다.
시도 내 이동은 전체 이동자 중 66.7%, 시도 간 이동은 33.3%로 전년대비 각각 5.4%, 3.8% 감소했다.
연령별 이동률을 보면 전 연령대에서 이동률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20대(21.5%)와 30대(21.4%)가 가장 높았고 70대(7.4%)가 가장 낮았다.
20대의 경우 졸업과 초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인구이동의 주요 요인인 취업·혼인이 줄어든 탓에 인구이동이 줄어든 것을 분석됐다.
성별 이동률은 남자가 14.7%, 여자가 14.2%였으며 여자 이동자 100명당 남자 이동자 수를 나타내는 이동률 성비는 103.9명으로 전년보다 0.5명 늘어났다.
2006년과 비교하면 총이동률은 4.7%포인트 감소했으며 20대·10세미만(5.7%포인트), 80세 이상·70대(4.6%포인트)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시도별 전입률은 세종(28.8%), 제주(17.0%), 경기(15.7%) 순으로 높았고 전출률은 서울(16.9%), 세종(15.6%), 대전(15.3%) 순으로 높았다.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아 순유입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13만4천명), 세종(3만명), 충남·제주(1만5천명) 등 8개 시도였다.
반면 서울(-14만명), 부산(-2만명1천명), 대전(-1만1천명) 등 9개 시도는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역인구대비 순 이동자 수 비율인 순유입률은 세종(13.2%)이, 순유출률은 서울(-1.4%)이 가장 높았다.
서울 전입자의 51.7%는 경기에서, 서울 전출자의 62.4%는 경기로 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 진입자의 56.4%는 서울에서 이동했으며 경기 전출자의 44.7%는 서울로 빠져나갔다.
서울 인구는 지난해 140만명이 순유출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993만명을 기록, 1천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1990년부터 27년간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경기 안 좋은 해에는 리스크 부담으로 타 지역 이동이 쉽지 않으며 인구이동이 활발하다는 것은 경기가 좋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고령화로 40대 이상 인구가 많으면 이동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조선·해운 구조조정 한파 경남·울산, 일자리 없어 탈출 '러시'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으로 한파를 맞은 경남과 울산은 직업을 찾으려고 나가는 인구가 들어오는 인구를 추월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두 도시는 구직하러 들어오는 인구가 더 많았다. 순유입이 경남은 3천300명, 울산은 4천6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은 180도로 변했다. 경남은 4천400명, 울산은 1천600명이 구직을 목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순유출됐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인구 이동의 사유는 주택(42.9%), 가족(23.6%), 직업(21.0%)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이동자 수가 전년보다 감소했으며 특히 주택 사유가 전년보다 24만명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시도 내 이동사유로는 주택(51.9%)이 가장 많았으며 시도 간 이동사유로는 직업(33.3%)이 제일 많았다.
주택을 구하려고 이동한 이들은 가까운 곳을 찾으려 한 반면, 직업을 목적으로는 먼 거리도 마다치 않는 경향성이 보인다.
순유입률이 높았던 세종·제주·충남은 주로 직업 때문에 전입했으며, 경기는 주택 때문이었다.
반대로 순유출률이 높았던 서울·대전은 주택 때문에 전출했으며, 부산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떠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4대 권역별로 봤을 때는 중부권만 유일하게 순유입(4만1천명)이었고, 나머지 권역은 모두 순유출이었다.
특히 호남권과 영남권의 순유출은 각 1만6천명과 4만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2배 늘었다. 이렇게 영·호남권을 떠난 이들은 주로 수도권과 중부권으로 이동했다.
이지연 과장은 "서울에서 주로 나가면 경기 지역으로 나갔는데 지금은 충남, 강원, 세종으로 예전보다 더 많이, 더 멀리 나가고 있다"라며 "세종, 충남 등으로 주택, 직업에 의해서 들어오는 게 상당히 많다"라고 말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점차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이들은 44만8천명으로 2013년(44만7천명)을 제외하고는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수치였다.
시도별로 봤을 때 수도권에서 순유출은 충남(-1만1천명), 제주(-9천명), 세종(-8천명) 순으로 많았다
반대로 수도권으로의 순유입은 부산(8천명), 대구(6천명), 경남(5천명)으로 영남권에서 집중됐다.
서울은 위성도시가 있는 경기·인천으로 순유출이 전년보다 1만7천명 늘어 14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순유입률은 경기 하남시(23.3%)가 순유출률은 경기 과천시(-8.5%)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국내인구이동은 67만3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9%(2만7천명) 줄었다.
이동자 중 시도 내 이동자는 66.5%였고, 시도 간 이동자는 33.5%를 차지했다.
인구이동률은 1.31%로, 1년 전보다 0.06%포인트 감소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1만3천113명), 충남(2천758명), 세종(2천309명) 등 9개 시도는 순유입이었다.
서울(-1만5천426명), 부산(-3천423명), 광주(-2천484명)은 순유출이었다.
순이동률로 봤을 때는 세종(0.95%), 제조(0.15%), 충남(0.13%) 등이 순유입이었고, 광주(-0.17%), 서울(-0.16%), 부산(-0.10%) 등은 순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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