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평창올림픽에 北 참가시켜 남북관계 물꼬 터야"(종합2보)
강원도 방문…"北과 적대하자는 안보 아닌 튼튼한 안보"
"KBS, 시정 안하면 토론회 안나가"…박지원 "文 MBC도 출연거부, 오만"
(춘천·평창=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5일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참여로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올림픽 성공에도 도움이 되고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강원도 춘천의 강원도청 방문,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의 만남,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소 방문 등을 통해 이같이 언급한 뒤 "평화올림픽을 만들어낸다면 물꼬를 뚫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금강산 관광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북한의 대규모 참가를 적극 유도하고 북한 선수단·임원단이 끊어진 금강산 철로를 통해 내려오면 그 자체가 평화의 상징이 되면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푸는 물꼬가 될 것"이라며 "더 욕심을 낸다면 응원단도 내려와 남북이 함께 응원하고 북한의 금강산호텔이나 마식령 스키장 등을 숙소나 훈련시설로 활용하고 금강산에서 동시 전야제를 하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뚫기 위해서는 비군사적·비정치적·비외교적인 스포츠 교류부터 풀어나가는 게 가장 좋은 계기"라며 "전 세계에 평화의 상징을 보여주는 올림픽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안보라는 것은 북한과 적대하자는 안보가 아니라 튼튼한 안보라는 의미에서 남북관계를 끌어내야 한다"며 "금강산관광 등이 차단되면서 강원도가 불이익을 받았는데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가면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곳이 강원도이고, 그렇게 하면 강원도를 평화자치도로 만드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교체되면 평창동계올림픽의 지원을 전담하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올림픽 성공을 위해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하면 다음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지방분권으로, 중앙의 권한이 지방으로 대폭 분산될수록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풀 수 있다"며 "재정분권 없는 분권은 공허한 무늬만 분권으로, 차제에 분권은 재정분권까지 해야 하며 자치권도 좀 가지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강원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뒤졌다는 지적에 그는 "강원도에 다가가는 노력이 부족했고, 부족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강원도는 대선 승부를 좌우할만한 지역이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국면에서 강원도에 더 자주 와서 동계올림픽을 성공시킬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표는 KBS가 자신을 지지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출연을 금지한 것에 항의하며 이날 밤 예정된 토론회에 불참하기로 한 것과 관련, "방송계에서 행해왔던 블랙리스트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시정이 없다면 나갈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남겨 "꼭 토론에 출연해서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특히 "문 대표가 KBS에 이어 MBC 등에서의 토론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있다"며 "유력한 여론조사만 신봉하고 국민의 검증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오만이다. 오만한 정치인이 성공한 적은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경수 의원은 "MBC의 경우 (출연 거부가 아닌) 일정을 협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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