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자들, 남중국해 美 강경입장에 "美역사·인류 종말 맞을 것"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 백악관의 강경한 입장 표명에 중국 관변학자들이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극단적인 반론을 제기했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그런 태도를 취한다면 양국간 전쟁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미국의 역사 혹은 인류의 종말을 야기할 수 있다고 극단적인 경고음을 냈다.
그는 또 "미국이 서태평양지역에 항공모함 3척을 파견하더라도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시도하면 중국은 이를 타격할 수 있으며 10척을 보낸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강변했다.
중국 육군 소장인 뤄위안(羅援) 중국전략문화촉진회 상무부회장은 공항이 만들어진 남중국해 섬들은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며 "우리는 여기에 둥펑-21D, 둥펑-26 등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해 미 항모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 일일 브리핑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점거를 불용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우리의 이해관계를 확실하게 할 것"이라면서"우리는 한 국가가 (인공섬들을) 점거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이익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식적으로 나온 첫 남중국해 관련 언급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정자는 지난주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드는 것을 미국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섬 건설을 멈추고 그 섬에 접근하지 말라고 중국에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내정자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에 비유하기도 했다.
중국 관변학자들은 틸러슨이 석유 메이저인 미국 엑손모빌사의 회장으로 자원의 보고인 남중국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국제전략연구소 쉬리핑(許利平) 연구원은 "틸러슨과 같은 재벌이 미국 외교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될 경우 그가 미국의 안보와 중·미관계를 그의 개인적 이익과 맞바꾸더라도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해군을 중심으로 군사적 역량을 증강시켜 왔다.
지난 22일에는 서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에 처음으로 052D형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을 취역시켰다. 이 구축함은 미 항모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항모 킬러'로 불린다.
추인(儲殷) 중국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과거에 미국은 주변 소국과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에 개입을 선언했는데 지금은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과 협력을 모색하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 개입을 위한 새로운 명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또 중국의 기업인들이 미국 시장에 쉽게 접근해 상품과 서비스를 팔고 있지만 중국의 외국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많은 경우 양방향 도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양국 무역은 서로 유익하며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명령에 서명함으로써 국제사회는 중국에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화 대변인은 리더십보다는 책임감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면서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상호유익한 자유무역 체계를 옹호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중국에 '리더'라는 모자를 씌우지 마라"면서 중국은 미국을 대체해 '리더'의 자리에 오를 생각이 없으며 세계화를 위해 힘을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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