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분식회계' STX조선, 주주들에 49억 배상하라"
소액주주들 STX조선 상대 소송 중 첫 본안 판결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 때문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이은희 부장판사)는 소액주주 290명이 STX조선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주주들에게 총 49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STX조선이 매출원가를 과소계상하고 선박 제조공정 진행률을 상승시켜 매출액을 과대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분식 행위를 했고, 강 전 회장은 허위 사업보고서·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주주들은 감사 보고서를 신뢰하고 STX조선 주식을 취득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며 STX조선과 강 전 회장, 회계법인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구체적인 손해액은 주식을 매수한 금액에서 처분가격 또는 주식 거래정지 이후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에 따른 주식가격의 차액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주들이 입은 손해에는 분식회계뿐 아니라 임원들의 범죄행위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제 상황 변화 등도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했다"며 청구액 77억8천여만원의 60%만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소액주주들이 STX조선의 분식회계를 이유로 낸 소송에서 본안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주들의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 3건 더 계류돼 있다.
한편 강 전 회장은 2조3천264억원의 분식회계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5천841억원만 유죄가 인정됐다. 이후 2심은 강 전 회장이 STX조선 재무책임자와 공모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본 1심을 깨고 이 부분에 무죄를 선고했다.
강 전 회장 사건은 검찰과 피고인 모두 상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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