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강타한 라켓 브레이커…'내 이름은 코코'

입력 2017-01-25 04:30
호주오픈 강타한 라켓 브레이커…'내 이름은 코코'

케르버, 무구루사 등 강호 연파하고 여자단식 4강행

어머니는 수영·배구 국가대표, 할머니는 미스 아메리카 출신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코 밴더웨이(35위·미국)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올해 26살인 밴더웨이는 그동안 기량보다는 특이한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선수였다.

지난해 6월 세계 랭킹 29위까지 올랐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5년 윔블던 8강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호주오픈 16강에서 세계 1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를 2-0(6-2 6-3)으로 완파했고 23일 8강에서는 가르비녜 무구루사(7위·스페인)를 역시 2-0(6-4 6-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케르버는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우승했고 무구루사는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던 선수다.

지난해 4대 메이저 가운데 3개 대회에서 우승을 나눠 가진 케르버와 무구루사를 차례로 제압한 밴더웨이는 특유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호주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의 별명은 '라켓 브레이커'다.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면 손에 들고 있던 라켓을 화가 풀릴 때까지 코트 바닥에 몇 번이고 내리친다.

올해도 벌써 세 번이나 경기 도중 라켓을 부러뜨렸다.

호주오픈 전에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 한 차례 '라켓 스매싱'을 선보였고 이번 대회 2회전에서도 라켓 하나를 '작살'냈다.

인터넷에서 밴더웨이의 이름과 함께 '라켓 스매시스'를 검색어로 넣으면 그가 라켓을 부러뜨리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의 화끈한 경기 스타일은 기록으로도 잘 드러난다.





5경기를 치르면서 서브 에이스 35개를 작렬, 여자 선수 가운데 2위에 올라 있고 서브 스피드 역시 시속 192㎞로 3위다.

185㎝의 체격이 돋보이는 그는 세계 1위 케르버와 16강전에서 공격 성공 횟수 30-7로 압도했고, 23일 열린 무구루사와 준준결승에서도 31-14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는 케르버, 무구루사를 만나기 이전에도 2015년 US오픈 준우승자 로베르타 빈치(19위·이탈리아), 2014년 윔블던 준우승자 유지니 부샤드(47위·캐나다) 등을 꺾는 등 어려운 대진표를 뚫고 4강까지 안착했다.

또 케르버와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 짓고 나서는 양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등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세리머니와 매번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밴더웨이는 '스포츠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어머니 타우나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미국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는 배구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삼촌 키키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선수로 뛰었으며 덴버 너기츠 단장, 뉴저지 네츠 감독 등을 역임했다.

할아버지 어니 역시 NBA 선수 출신이고 할머니인 콜린 케이 허친스는 1952년 미스 아메리카에 뽑혔을 정도로 미모가 탁월했다.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밴더웨이는 비너스 윌리엄스(17위·미국)와 26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밴더웨이는 "윌리엄스는 내가 예전에 사인을 받았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라며 "그러나 준결승에 오른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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