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포수 신진호 "美서 산전수전…야구 놓을 수 없었다"
동기보다 7살 많아 책임감 커…"주눅 드는 야구 안 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늦깎이' 신인 포수 신진호(26)는 NC 다이노스에서 야구인생 제2막을 연다.
그는 전남 화순고를 졸업하고 2009년 미국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했다.
한국에 돌아온 것은 2014년. 방황도 조금 했지만, 다시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지난해 2017년도 신인 지명회의에서 2차 1라운드로 NC의 지명을 받았다.
신진호는 "투수 공을 받는 게 너무 좋다"며 다시 본격적으로 야구 기량을 펼칠 기회에 기뻐했다.
포수라는 점에서 남다른 주목도 받는다. 현재 NC에는 김태군을 뒷받침할 포수가 마땅히 없다. 백업이던 용덕한은 코치로 전향했다. 신진 포수 육성은 NC의 과제다.
신진호는 지난해 NC의 플레이오프 준비를 위한 청백전 멤버로 투입되고, 마무리훈련에도 참가하며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더해 신진호는 신인 동기 중 맏형이라는 점에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1991년생인 신진호는 입단 동기들보다 많게는 7살이 많다.
신진호는 "사실 세대 차이 문제가 좀 있다"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제가 오히려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동기들에게 절대 나이 때문에 거리 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서로 편해야 운동도 잘 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신진호가 동기들과 다른 점은 프로가 얼마나 힘든지 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경험은 무척 험난했다"고 돌아봤다.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첫해, 뜻밖에도 어깨가 안 좋아져서 6개월 동안 재활만 했다. 그는 "첫해에는 아무것도 못 했다"고 떠올렸다.
재활을 끝내고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니까 감각과 실력이 뒤처진 것을 느꼈다. 자신감이 떨어졌다.
몇 년간 애써 자신감을 붙잡고 버티면서도 '기회를 놓쳤구나'라는 생각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엎친 데 덮친 듯 다치기까지 했다. 2014년 시즌에 들어가기 전 투수가 던진 공에 발을 맞아 뼈에 금이 갔다. 다시 재활조에서 한 두 달을 보냈다.
신진호는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해 4월 구단을 떠나겠다고 먼저 요청했고, 4년 반가량의 미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미국의 꿈을 놓기 힘들었다"며 "그래도 한국에 가면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귀국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에 전반적으로 포수가 귀하고, 개인적으로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는 것도 그에게는 유리했다.
처음 몇 달은 여행도 하면서 '아웃사이더'로 지냈다. 그러다가 '진짜로 야구를 그만할까'라는 생각도 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되돌아왔다고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신진호를 붙잡은 건 아버지였다. 그는 "아버지께서 '눈치를 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신 말씀이 가슴에 콕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진호는 전남 화순 집을 떠나 목포·서울에서 대학교 야구 감독을 하는 고등학교 은사들을 찾아갔다. 2017년도 신인 지명을 목표로 다시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작년 8월 NC에 지명됐다.
그는 현재 창원 마산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신진호는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눈치 보면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다시 떠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야구장에서는 파이팅을 많이 외치려고 한다. 미친 사람같이"라고 웃으며 "주눅이 드는 야구는 안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포수 마스크를 향한 열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김태군을 비롯해 박광열, 김태우, 박세웅 등 NC의 포수들이 "엄청나게 준비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