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한석규는 고민하는 배우이자 '귀여운' 분위기메이커"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인터뷰…"서현진, 촬영 때마다 설레게 해"
"'낭만닥터'는 '응사' 이은 배우인생의 터닝포인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카메라에 대고 연기하지 말자. 넘치지 않게 연기할 필요도 있어. 나는 20원어치 정도 할 테니 연석이 넌 50원어치 정도 해보면 어떨까?"
화제 속에 최근 종영한 SBS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대선배' 한석규가 해준 조언들을 유연석(본명 안연석·34)은 한 단어도 빼놓지 않고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영화 '상의원'에서 한석규와 호흡을 맞춰본 바 있지만 '낭만닥터 김사부'에선 강동주로서 김사부인 한석규와 직접 대면하는 신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이번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만남'이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한석규를 '김사부'로 불렀다.
유연석은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이뤄진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드라마가 좋은 성적표로 마감한 데 대해 "팀워크가 너무 훌륭했고, 그중에서도 '김사부'의 공이 매우 컸다"고 강조했다.
유연석은 한석규가 매일 촬영장의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메이커'이면서도 절대 고민을 놓지 않는 선배였다고 전했다.
그는 "선배님이 가진 특유의 여유가 있다"며 "시간에 쫓기며 촬영하는 와중에도 여러 동선과 많은 것을 고민하는데, 결과물을 보면 정말 그 시간이 필요했단 걸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나라 드라마가 시간에 쫓기면서 찍는 데, 그게 핑곗거리가 될 때가 있다"며 "김사부를 보면서 그런 고민을 놓으면 안 되겠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또 유연석에게 촬영 중간중간에 차기작과 인생관, 결혼 등 다양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그가 생각을 멈추지 않도록 도왔다고 한다.
유연석은 "김사부는 어떨 때 보면 귀여우시다"며 "NG가 나면 혼자 막 너털웃음을 짓고 농담도 한다"고 살짝 귀띔했다.
그는 병원 내 로맨스 파트너였던 서현진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유연석은 "'2017 SBS 연기대상'에서 다른 연기상과 베스트커플상 중 하나만 받을 수 있다면 커플상을 받고 싶다고 서로 얘기했는데 실제로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의학드라마에 멜로가 많지 않다 보니 (시청자들이) 중간중간 더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며 "서현진씨는 촬영할 때마다 설레게 하기도, 긴장하게 하기도 하는 배우였다"고 전했다.
또 "저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할까 궁금하게 만들었고, 항상 제가 예상했던 것 이상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칠봉이 캐릭터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많은 시도를 했지만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이번 '낭만닥터 김사부'의 흥행이 더욱 값진 이유다.
유연석은 '응사'에 이어 '낭만닥터 김사부'는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또 다른 큰 터닝포인트라고 망설임없이 말했다.
그는 "대중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캐릭터를 또 하나 얻게 돼서 참 행운"이라고 거듭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 직전에 한 4∼5개월, 인생에서 처음 휴식이란 걸 해봤는데 그때 참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이 느껴졌다"며 "'아, 내가 정말 일을 좋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매회 내레이션이나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대사를 맡았다.
그중 동주가 김사부에게 '당신은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라고 질문하자 김사부가 '나는 지금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의사'라고 답하는 모습에서 그는 또 다른 자문자답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유연석은 "'저는 좋은 배우냐, 최고의 배우냐, 아니면 이 작품에 필요한 배우냐'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뿐만 아니라 포상휴가로 떠난 필리핀 세부에서까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동료 배우들뿐 아니라 스태프 한 명 한 명까지 사진에 담아 선물했다는 그. 최소한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그는 꼭 필요한 배우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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