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촛불혁명 과제, 기성정치 물든 사람은 해결 못해"(종합)
"갑자기 등장한 정치인도 안돼, 유능한 혁신가 필요"…文·潘 동시 견제
"방위비 분담, 이미 충분히 지불"…이재명과 비교에 "서울은 천만도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촛불혁명에서 터져 나온 국민의 요구와 시대적 과제에 대한 해법은 여의도 정치만 해온 사람, 과거 정권과 기성 정치에 물든 사람은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어느 날 갑자기 바람처럼 등장한 정치인도 풀어나갈 수 없다. 혁신을 삶 속에서 실천해온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한 이유"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는 최근 대선후보 선호도 1·2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동시에 견제하면서 박 시장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평생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 혁신, 국가 혁신의 길을 올곧게 걸어온 사람, 경험과 성과와 살아온 삶을 통해 검증되고 준비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겨냥해 "아무래도 지지율이 높은 사람에게 몰리는 현상이 있다"면서도 "여권의 붕괴상태가 조정되고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정치가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선 "이 시장과 저는 얼굴도 다르고 학교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다"며 "서울은 천만도시, 글로벌 도시다. 운영 경험이 좀 다르지 않겠나"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머리 빠지는 줄도 모르고 밤낮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이 됐다. 지난 5년 서울은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이뤄냈다"며 재임기간 업적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또 한미 방위비 분감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미국 보호주의 무역 강화 문제에도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자가 미국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며 보호무역을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FTA도 전반적 수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 곧 대선이 시작되는 마당에 당연히 차기 정부로 넘겨야 된다"고 했다.
그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밀실에서 이뤄진 만큼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100만개 창출 공약이 '포퓰리즘'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공부문 채용 여력이 3배가 더 있다고 한다"며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면 대국민 서비스가 좋아지고 소비가 살아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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