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IS 격퇴' 러시아와 군사협력 시사
러시아 "IS 공습에 미국이 협조"…미국은 부인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정부가 시리아에서 수니파 급진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러시아와 군사협력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미국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직접적인 군사협력을 거부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ABC 방송에 따르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IS 격퇴를 위해 우리와 이익을 함께 하는 어떤 국가와도 협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러시아든 어떤 국가든 함께 IS를 격퇴할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항공기들의 공중 충돌을 막는데 협력을 국한했던 양국 간 군사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오바마 전 정부의 입장과 극명한 차이라고 풀이했다. 오바마 전 정부는 러시아가 내전 진압 과정에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시리아 정부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러시아와 직접적인 군사 협력을 거부했다.
스파이스 대변인은 이같은 입장 변화가 아사드 시리아 정부에도 협력의 문을 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냐는 질문에 "너무 멀리 나가지 말자"며 확대 해석 자제를 요청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IS 퇴치 방법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일 국방부를 방문하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시리아 내 IS 거점을 공습하는데 미국이 제공한 좌표를 활용했다는 러시아 측 발표를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알바브의 IS 목표물 좌표를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았으며, 미국 주도 동맹군 공군기 2대가 러시아와 함께 IS 공습에도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에릭 페이언 대변인은 "미 국방부는 시리아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주도 동맹군이 러시아를 지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A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IS와 다른 무장조직들을 격퇴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할 뜻을 자주 밝힌 사실을 지적하고, 러시아도 트럼프 정부로부터 군사 협력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bar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