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상품권 제공'…편법영업 통신 자회사 적발
경찰, 조직적 공모 국내 첫 적발…3만여명 편법 혜택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국내 최대 규모 통신사의 자회사가 편법으로 고객 3만여명에게 20만원 상당의 현금성 혜택을 지원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일명 '단통법') 위반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A 통신사의 판매 자회사인 B사 대표이사 조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조씨는 2015년 5월 16일부터 같은 해 11월 7일까지 공시지원금 외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휴대전화 고객 3만263명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편법으로 지원한 혜택은 14억7천만원에 달했다.
B사는 국내 최대 규모 통신사인 A사가 2009년 출자해 설립한 판매 자회사로, 매출 대부분이 A사의 휴대전화 판매를 통해 이뤄진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조씨는 단통법 위반 감시 파파라치 제도가 활성화돼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 직원들에게 공시지원금 외 추가 혜택 지급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B사는 여행사 C사가 개발한 B사 전용 폐쇄형 여행상품 앱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신규 또는 번호이동 고객에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의 단속망을 피하려고 C사와는 휴대전화 액세서리 판매 위탁 계약을 한 것처럼 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로는 B사와 C사에서 각각 10만원, 도합 20만원의 지원금을 인터넷 쇼핑사이트 상품권 형태로 고객 3만263명에게 지급했다.
B사는 이 외에도, C사 앱에 가입시키기 위해 고객 휴대전화 번호를 C사에 무단으로 제공하여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대리점이 아닌 대형 통신사의 판매 자회사에서 매출 감소를 우려해 조직적으로 공모해 단통법을 위반한 사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발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일부 고객들에게만 휴대전화 할인 혜택을 우회적으로 제공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휴대전화를 구매한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에 적발한 내용을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씨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통법의 핵심 조항인 지원금 상한제는 오는 9월 폐지되지만, 지원금 상한제 시행 기간 내 이뤄진 위법 행위는 이후에도 처벌될 수 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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