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라크 유전 미국이 차지했으면 IS도 없었다" 논란
CIA 방문해 "또 기회 오지 않겠나"…학자들 "외국자원 강탈은 국제법 위반"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이라크의 유전을 차지했어야 했다'는 요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CIA 본부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만약 우리가 (이라크의) 석유를 손에 넣었다면(kept) 아마 이슬람국가(IS)는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IS가 가장 먼저 돈을 만드는 곳이 유전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니 우리가 석유를 차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괜찮다. 또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미리 준비된 원고에는 없는 내용으로,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내정자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줄곧 했던 발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다른 곳도 아닌 정보기관에서, 미국이 외국 자원을 강탈했어야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전문가에게서 나오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대선후보가 아닌 대통령이 된 마당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발언은 삼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이라크 유전을 차지한다면 국제법 위반이라는 게 학자들의 견해다.
앤서니 클라크 어렌드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수많은 국제 협정과 관습법의 원칙들에 반영된 국제법을 근원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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