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I 인체감염 확산 우려"…삼엄한 경계태세(종합2보)
챈 사무총장 "중국서 사람간 전염 가능성 배제못해"
지속적 점검 촉구…사망자 발생한 中 "통계는 아직 같은 수준"
(제네바·서울=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인간감염 우려에 경종을 울리고 나섰다.
WHO는 작년 말부터 유럽과 아시아에서 다른 계통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하고 있다며 인체감염 사례를 계속 감시해 보고해달라고 23일(현지시간) 당부했다.
유엔 산하 기관인 WHO는 특정 국가들에서 가금류 살처분이 대규모로 이뤄졌고 중국에서는 AI 바이러스 감염자가 사망한 사례들도 보고됐다고 경고했다.
WHO는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40여 개국의 가금류, 야생 조류에게서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이날 집행이사회에 참석해 회의 초반에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AI 발병의 지리적 분포가 급속도로 확장하고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유형이 많아 WHO가 높은 수준의 경계태세를 취해왔다"고 말했다.
챈 총장은 2009∼2010년 비교적 가벼운 H1N1 발병 이후로 대응태세가 개선되기는 했으나 충분히 양호한 수준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챈 총장은 바이러스 표본을 공유하는 대가로 제약회사들로부터 WHO가 배포할 백신 3억5천개를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 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를 아무 대책 없이 내버려둘 수 없다"며 "백신을 구할 때까지 4∼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챈 총장은 AI의 인체감염이 특별히 걱정스러운 지역으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중국에서 작년 12월 이후 H7N9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사례가 갑작스럽고 급격하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염이 확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감염 사례 중에서 제한적으로 사람간 전염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WHO는 194개 회원국이 AI의 인체감염 사례를 확인하면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국제보건 규정을 토대로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에서 파견된 당국자 장양은 "현재 H7N9의 전체적인 통계 수치는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와 관련해 계속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WHO와 의사 교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공중보건 전문가 데이비드 나바로는 AI의 인체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야생 조류와 가금류 간의 경계를 끈질기게 넘어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항상 경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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