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서 입지 넓히는 SK…수직계열화로 시너지 포석

입력 2017-01-23 19:36
수정 2017-01-23 19:42
반도체서 입지 넓히는 SK…수직계열화로 시너지 포석

반도체용 가스·웨이퍼까지 품 안에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3일 전격 발표된 SK㈜와 LG㈜간의 '반도체 빅딜'은 반도체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SK그룹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2015년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와 함께 LG실트론을 인수, 수직계열화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서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2011년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약 3조4천억원을 투입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2012년 전체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시설투자를 10% 이상 확대했다.

2015년에는 최 회장이 직접 경기도 이천공장 M14 준공식에 참석, 총액 46조원을 투입해 이천과 청주에 총 3개의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환골탈태'를 이뤘다.

실적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고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재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실리콘은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해 국내외 반도체 회사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300㎜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과 독일 등 제조업 선진국의 소수 기업만이 제조기술을 보유하는 등 기술 장벽이 높은 소재 분야로 꼽힌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실트론이 유일하게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으로 웨이퍼 가격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SK하이닉스로서는 LG실리콘을 통해 원활하게 웨이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LG그룹으로서는 비주력 사업인 반도체 제작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동차 전장사업, 화학·바이오, 가전 등 주력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지난해 동부팜한농을 인수한 데 이어 LG화학[051910]과 LG생명과학을 합병하는 등 사업재편을 통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을 설립,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던 LG그룹은 19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전자사업에 넘겼다. 이 회사는 현재 SK하이닉스가 됐다.

LG실트론은 1990년 동부그룹에서 넘겨받아 경영권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이번 빅딜로 이 역시 SK그룹의 품에 들어가게 됐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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