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후발주자들 "튀어야 산다"…장소·형식·주제 '파격'
이재명, 시계공장서 '재벌개혁' 부각…안희정, SNS '즉문즉답' 파격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야권의 대선 후발주자들이 기존의 격식을 깨고 저마다 '특색있는'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주자별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에 응수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특정주제에 집중하면서 파격적 시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소년 노동자 출신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출마선언 장소로 자신이 15세때 일했던 경기도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을 택했다.
이 시장은 이날 "제가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출신 집안"이라며 "시계 문자판에 래커나 페인트를 칠하는 일을 2년 남짓 했다. 시너와 아세톤을 사용한 작업을 오래해서 후각이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사회적 약자 출신으로서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특검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화장에 대해 "유죄가 확인되면 이재명식 '리코법(조직범죄 재산몰수법)'으로 불법 재산을 환수"하겠다며 "사면은 결코 없다"고 말하는 등 재벌개혁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서민층 타게팅에 공을 들였다.
전날 안희정 충남지사는 청중과 네티즌의 질문에 즉석에서 답하는 다소 파격적인 '즉문즉답' 형식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안 지사는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 마련된 행사장에 정장이 아닌 폴라티 차림으로 나타나 젊음을 강조했다.
또 현장에는 랩톱 컴퓨터 3대를 설치해놓고 인터넷 중계를 시청하는 3천여명과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점심식사는 '88만원 세대'의 상징인 컵밥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대선 후발주자들의 이 같은 이색 출마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설 이후쯤 출마결심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핵심 주제로 내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김 의원은 비정규직지원센터와 같은 장소에서 파격적인 형태의 출마선언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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