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첫 국산 제트여객기 '상용화의 꿈' 2020년으로 또 연기

입력 2017-01-23 17:42
日 첫 국산 제트여객기 '상용화의 꿈' 2020년으로 또 연기

미쓰비시, MRJ 납기 다섯 번이나 늦춰… "수주 취소 우려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반세기 만에 자체 개발된 중형제트여객기(MRJ)를 항공사에 처음으로 인도하는 시기가 또다시 연기됐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야나가 순이치(宮永俊一) 미쓰비시(三菱)중공업 사장은 이날 자회사인 미쓰비시항공기가 개발 중인 MRJ의 납기를 기존 2018년에서 2년 더 연장해 2020년 중반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미야나가 사장은 "개발을 시작하기 전 (개발의) 어려움을 공부해야만 했다"며 "분석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기는 장비 배치와 배선 등 재검토가 필요한 기체 설계 변경에 따른 것으이다. MRJ의 납기 연기는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또 당초 계획보다 7년이나 납기가 늦어지게 됐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여객기 사업계획을 밝힌 2008년에 첫 납기를 2013년으로 발표했으나 이후 기체 디자인, 부품 등에서 문제가 잇따르면서 납기를 계속 늦춰왔다.

늦어도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전 까지는 전일본공수(ANA)에 기체를 인도해 운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1천500억엔(약 1조5천400억원)으로 잡았던 개발비용도 사업이 장기화하면서 수천억엔(수조원) 규모로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미야나가 사장은 납기를 5회째 지연하면서 개발비가 예상보다 30~4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MRJ는 지난해 10월 아이치(愛知) 현의 나고야공항을 이륙해 시험비행을 하다가 이시카와(石川) 현 노토공항에 긴급착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본격적인 시험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하려다가 두 번이나 기체에서 문제가 발견돼 한 달 뒤에야 미국에 도착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가의 안전성 인증인 '형식증명'을 위해 시험비행을 진행하던 중 기체 전방에 탑재된 2개의 비행제어시스템을 안전성 향상을 위해 기체 앞과 뒤로 나눠 배치하기로 설계를 변경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증명을 위해선 2천500시간의 시험비행이 필요해 미쓰비시중공업은 현재 3기의 시험기를 미국에 보내 해당 시험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과 미국 등 항공사에서 모두 447대의 수주를 받았지만, 납기가 연기됨에 따라 해외 개발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져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NHK는 "수주 취소도 우려돼 이번에 제시된 납기를 지키는 것이 가능한지가 해당 프로젝트에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MRJ는 1962년 일본이 국가 주도로 개발한 전후(戰後) 첫 여객기 'YS11'(프로펠러기) 이후 53년만인 2015년에 처음으로 일본 내 시험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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