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은 옛말…中수출의존도 1979년來 처음 印에 밀릴듯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해 온 중국이 개혁개방 직후인 1979년 이래 처음으로 수출의존도 비중에서 인도에 밀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9월 사이에 중국의 재화와 서비스 수출액은 총 1조6천500억 달러(약 1천926조 원)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인도의 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19.4%로 중국을 바짝 쫓아와 이르면 올해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약 올해 인도가 중국을 따라잡는다면 이는 1979년 이후 처음 있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1978년까지만 하더라도 6.4%에 불과했지만, 그해 12월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되면서 빠르게 성장해 2006년에는 무려 38.6%를 기록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수출의존도가 급감하고 있다.
루이스 큐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991년 이래로 중국은 제조업 분야의 집약도 면에서 경이로운 성장을 보였지만, 금융위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변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의 수출의존도가 뒤집히게 된 것은 세계교역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교역량이 줄어들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출 성장세가 주춤하는 셈이다.
큐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성장과 비교하면 세계교역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며 "중기적인 전망으로는 인도의 수출의존도는 안정될 것이고 중국의 경우에는 계속 떨어질 것이므로 인도가 올해 선두로 치고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이 세계 다른 나라보다 뭔가 더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GDP가 워낙 빨리 성장해 수출액 비중이 작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인도의 최대 수출 품목은 석유 등 원자재인 점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제유가는 지난해보다 20%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인도의 수출품목 가운데 30%는 광물과 보석, 농산물, 귀금속 등 원자재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올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처럼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낮아지게 되면 관세 부과와 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중국이 의연히 견딜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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