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84세 소설가 대작 "청춘의 문" 23년 만에 연재 재개

입력 2017-01-23 11:02
일 84세 소설가 대작 "청춘의 문" 23년 만에 연재 재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주간지에 실리다 연재가 중단됐던 일본 문학계의 거장 이츠키 히로유키(五木?之)의 장편소설 "청춘의 문"이 23년 만에 연재 재개돼 일본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NHK에 따르면 "청춘의 문" 연재 재개 1회분이 이날 발매된 '주간 현대'에 실렸다.

일제 식민시절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올해 84세의 이츠키 히로유키는 많은 기록을 남긴 일본 문학계의 거장으로 꼽힌다. 1978년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이래 최고참 심사위원으로 2009년까지 32년 동안 나오키상 심사위원을 지냈다. "바람에 날리어", "대하의 한 방울" 등 수많은 작품이 밀리언 셀러가 됐으며 영화화된 작품 16편, 연극 무대에 올려진 작품 9편, 드라마화된 작품 81편 등 많은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1969년 주간지에 연재되기 시작한 '청춘의 문'은 단행본과 문고본으로 2천200만 부나 발행된 베스트셀러다. 특히 문고본 발행 시 초판 부수 100만 부(상·하권)는 지금도 일본 출판업계의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청춘의 문'은 후쿠오카(福岡) 현의 탄광지대에서 태어난 청년이 2차대전 후 일본사회에서 삶의 목적을 탐색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한 소년이 자라면서 어른들의 세계를 알아가고 다양한 인간관계와 가족의 죽음 등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 등을 치밀하고 흡인력 있게 그렸다. 195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친 일본사회가 배경이다.

작가 자신은 NHK 인터뷰에서 "2차대전 직후는 70년 이상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청춘기와 같은 시기였다"면서 "청춘은 한 번밖에 오지 않지만 늙은 후 돌이켜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1969년 '주간 현대'에 연재를 시작했으나 작가 사정으로 1996년 연재가 중단됐다. 올해 84세의 고령인 작가는 "작품의 대미까지 쓰려면 시간이 지금밖에 없다"며 작품 완결에 의욕을 보였다. 재연재는 1961년 시베리아를 무대로 한 "제9부 표류편"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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