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1천만 달러·고급차들과 함께 망명한 감비아 23년 독재자

입력 2017-01-23 10:14
국고 1천만 달러·고급차들과 함께 망명한 감비아 23년 독재자



(반줄<감비아> AP=연합뉴스) 감비아 독재자 야흐야 자메 전 대통령이 해외 망명하기 직전 1천만 달러 이상의 돈과 자동차 등 고가 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감비아의 새 대통령 아드마 바로우의 특별 보좌관인 마이 아흐메드 파티는 2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자메 전 대통령이 망명하기 직전 2주일 동안 1천140만 달러(한화 약 134억 원)를 빼돌렸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보좌관은 또 자메 전 대통령이 이웃 국가 차드의 화물기로 여러 대의 고급차들을 포함해 고가 자산을 해외로 반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때문에 가뜩이나 가난한 감비아의 국고가 바닥났다고 설명했다.

자메는 1994년 29세에 쿠데타로 집권한 뒤 23년 동안 독재했으며, 지난해 말 실시된 대선에서 패배했다. 그는 선거 직후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뒤집고 국가비상사태 선포, 임기 연장 등을 시도했다. 그는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물러나지 않으면 군사 개입하겠다고 위협하자 21일 적도 기니로 망명했다.

감비아는 인구 190만 명의 소국으로, 자메가 선거 결과 불복을 선언하자 정치, 사회 불안을 우려한 국민 4만5천여 명이 급히 국외로 탈출했다.

이와 함께 아흐메드 보좌관은 자메 전 대통령과 그 가족, 측근들에게 정당한 재산 보전 등 보호 조치를 약속한 ECOWAS, 유엔, 아프리카연합(AU)의 공동 성명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그 선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비아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3개 기구가 공동 발표한 이 선언은 자메 전 대통령의 망명이 일시적이라며, 그가 원하는 시간에 귀국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인정했다.

그러나 국제인권변호사인 리드 브로디는 이 선언이 자메에게 최대한의 보호 조치를 부여했다고 하더라도 고문,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정치적 살인 등 특정 범죄에 관한 한 국제법상 면책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망쾨르 은디에 세네갈 외무장관은 서아프리카 정상 중 누구도 이 공동 성명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메 전 대통령 면책권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9일 세네갈 주재 감비아 대사관에서 취임식을 한 바로우 신임 대통령이 감비아로 무사히 입국할 수 있도록 서아프리카 지역 군 일단은 활동을 시작했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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