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민용항공총국장 사망에 직접 빈소 찾아 조의
강기섭 총국장 사망에 "일욕심 많던 혁명전사…가슴 아파"
김정은 고위간부 빈소 방문은 2015년 12월 김양건 이후 처음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강기섭 민용항공총국 총국장의 빈소를 직접 방문해 애도를 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며 민용항공총국 총국장인 강기섭 동지의 서거에 즈음하여 1월 22일 고인의 영구(시신을 담은 관)를 찾으시여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하시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이 '귀중한 혁명 전우를 잃은 비통한 심정'으로 강기섭의 영구를 돌아봤다며 "너무도 가슴 아프시여 오래도록 격한 심정을 누르지 못해 하시였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시신의 얼굴을 쓸어보며 "강기섭 동무는 일 욕심이 많고 사업에서 도식을 모르며 침착하고 책임성이 높은 우리 당에 무한히 충직한 혁명전사"라고 추모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강기섭의 빈소에 화환도 보냈으며, 유가족들을 만나 조의를 표하며 위로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명수 군 총참모장, 김용수 당 중앙위원회 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조문에 동행했다.
민용항공총국은 북한 유일의 항공사인 고려항공을 운영하는 등 민간항공 부문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강기섭은 최소 2005년부터 이 기관의 총국장을 맡아 온 것으로 보인다. 강기섭은 2005년 열린 민용항공총국 창립 50돌 기념보고회에서 총국장 자격으로 기념보고를 한 것으로 북한 매체에 보도된 바 있다.
강기섭은 2014년과 2015년 김정은의 평양 순안국제공항 2청사 건설 및 완공 현장 방문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노동당 7차 대회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출됐다.
조선중앙통신은 그에 대해 "유능한 비행지도일꾼으로 성장하여 중요 비행임무를 책임적으로 수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제, 국내 정기항로 운영을 성과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우리 당과 국가의 대외적 권위를 높이였다"고 평가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의 사망 사실에 대해서는 앞서 별도로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사망한 고위 간부의 빈소를 직접 방문한 것은 지난 2015년 12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은 이밖에 2015년 11월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 2014년 7월 전병호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2013년 12월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빈소를 직접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5월 당 중앙위원회 위원인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사망했을 당시에는 빈소에 조화만 보냈다.
이런 점에서 당 중앙위 후보위원인 강기섭의 빈소를 찾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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