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집권 사회당 '바짝 왼쪽으로'…아몽·발스 대선후보 결선(종합2보)

입력 2017-01-23 11:11
수정 2017-01-23 11:12
佛집권 사회당 '바짝 왼쪽으로'…아몽·발스 대선후보 결선(종합2보)

'기본소득' 아몽, '친기업 정책' 발스 꺾고 1차경선 깜짝 승리

결선투표도 아몽 선전할듯…"사회당 왼쪽복귀로 다크호스 마크롱 득세"

(파리·서울=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장재은 기자 = 오는 4∼5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이미 패색이 짙은 사회당이 좌파 정권으로서 선명성을 강화하고 나섰다.

좌파성향 브누아 아몽(49) 전 교육부 장관이 사회당 대선경선 1차 투표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서도 마뉘엘 발스(54) 전 총리를 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회당에 따르면 아몽 전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 나설 당 후보를 뽑는 1차 투표에서 35%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발스 전 총리는 32%를 기록해 2위로 결선 투표에 나갔다.

아르노 몽트부르 전 경제부 장관은 18%로 3위, 뱅상 페용 전 교육장관은 7%로 4위에 그치면서 결선행이 좌절됐다.

사회당은 이달 29일 1, 2위인 아몽 전 장관, 발스 전 총리 간 결선투표를 통해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기 전만 하더라도 발스 전 총리가 사회당 대선 후보로 무난하게 뽑히리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도 좌파 사회당 내에서도 좌파 색깔이 강한 아몽 전 장관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이날 깜짝 1위에 올랐다.



아몽 전 장관은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지지자들 앞에 나서서 "나를 1위로 올려놓으며 여러분은 희망과 부흥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다가 2014년 교육장관에서 경질된 그는 "유권자들은 좌파의 새 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했다"면서 올랑드 사회당 정부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몽 전 장관은 핀란드가 이달 시작한 기본소득 보장제 실험을 프랑스에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소득 불균형과 디지털 혁명으로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모든 국민에게 매달 750유로(약 94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몽 전 장관은 기본소득제 시행에 3천억 유로가 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로봇세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결선 진출이 좌절된 몽트부르 전 장관이 아몽 전 장관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까닭에 결선에서 발스 전 총리를 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 각국에서 우파 물결이 거세지면서 현재 프랑스에서도 좌파당인 사회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당에서 누가 후보가 되든 대선 1차 투표 때 3위로 1, 2위가 맞붙는 결선 진출이 좌절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사회당의 급선회로 사회당의 중도 정책을 주도해온 무소속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결과적으로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의 연구원인 마리 캉은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사회당이 좌파성향으로 변하면서 마크롱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다"며 "이변이 없다면 마크롱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중도 우파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와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1∼2위를 다투는 가운데 마크롱 후보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프랑스에서는 오는 4월 23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치른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차 투표 1, 2위 득표자만으로 5월 7일 결선투표를 진행해 차기 대통령을 확정한다.



총리 시절 노동법 개혁안을 강행 처리하는 등 친시장적인 정책을 추진한 발스는 1차 투표를 앞두고 포퓰리즘에 맞선 친기업 정책을 외치다가 1차 투표에서 2위로 밀려났다.

발스는 아몽 전 장관과의 맞대결이 확정되자 "아몽의 기본소득 구상은 엄청난 예산이 드는 비현실적 방안"이라며 "실현 불가능한 약속과 국가를 책임지는 신뢰할만한 좌파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1차 투표에는 약 200만 명가량이 참가했다. 2011년에 이어 이번 사회당 경선에도 당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1유로(약 1천250원)를 내고 좌파 신념을 공유한다고 서약만 하면 참가할 수 있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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