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 교체…"고액권 도입지연 혼란 탓"

입력 2017-01-23 06:02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 교체…"고액권 도입지연 혼란 탓"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경제난 속에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교체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이 매주 주관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넬슨 메렌테스 중앙은행 총재가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메렌테스 총재가 그간 다양한 전선에서 보여준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도 "국내외 마피아들과의 외환 전쟁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이 발전을 위해 새로운 진전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후임 총재로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마두로 대통령과 같은 통합사회주의당 소속 정치인인 리카르도 산기노(73)가 임명됐다. 산기노는 오랜 기간 국회 재정ㆍ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새 고액권 화폐 발행을 추진했지만, 신권 유통이 늦어지는 바람에 혼란을 겪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15일부터 2만·1만·5천·2천·1천·500 볼리바르의 지폐 6종을 새로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지폐 도입이 지연되면서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존의 생필품난과 극심한 물가 상승에 더해 지폐 교체 지연으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시위와 약탈이 일어나며 혼란이 일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제적인 태업으로 새 고액권 지폐 수입이 지연됐다고 주장해왔지만 새 고액권 도입을 둘러싼 혼란이 이번 중앙은행 총재 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런 이유로 메렌테스 전 총재에게 사직을 요구했으며, 메렌테스 전 총재가 지난 2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4.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물가상승률이 1천66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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