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광주서 '고해성사'…"호남에 송구, 염치없고 안이했다"(종합)
"이만하면 광주사람…늘 광주와 함께라 생각, 부채의식 항상 있었다"
광주 지지모임 출정식 인파 가득차…김효석·이용섭 전 의원 등 눈길
(서울·광주=연합뉴스) 임형섭 정회성 기자 = "트레이드마크인 반백발은 30대 중반에 찾아왔다던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야구만 좋아하는 우리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22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포럼광주 출범식'이 열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행사 내내 장내에서 파안대소(破顔大笑)가 터져 나왔다.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이날 행사장에 1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몰려, 안전관리를 위해 출입문을 닫아야 하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어깨에 태운 남성, 휠체어에 앉아 두 손을 모은 노인, 'L♡VE 문재인' 손팻말을 든 직장인까지 연거푸 외치는 '문재인'에 사회자는 "사전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며 열기조절에 나섰다.
문 전 대표 역시 "저는 새해 첫날 광주 어머니산, 무등산을 올랐다"며 "저는 남평 문씨이기도 하고 해남 대흥사에서 고시공부를 했다. 주민등록도 옮겨 해남 주민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저도 호남사람 아니냐"고 구애를 했다.
이날 점심식사 얘기를 하면서는 "보리굴비를 먹었다. 역시 음식은 광주, 호남이다"라고 했고, "만약 신청을 했다면 광주 (민주화 항쟁) 유공자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호남을 향한 '고해성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다시 저 문재인의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드릴 염치도 없는 사람"이라며 "호남이 전폭적인 지원으로 참여정부를 만들어 줬는데, 호남의 아픔과 소외를 다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 대선에서 제게 모아준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늘 광주시민에 대한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고, 그렇게 광주와 함께 살아왔다"며 "그래서 광주가 저를 알아주겠거니 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는 "호남에 대해 참 송구하다. 민주정부 10년이 호남의 삶과 소외, 상실감, 홀대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의도적으로 (인사 등에서) 호남을 홀대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했다.
지난 총선 때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정권교체는 호남이 제 손을 잡아줘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쪽 동네의 축제가 저쪽 동네의 눈물을 흘리는 일이 계속 됐는데, 이제는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대통령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라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적임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포럼광주 출범식에서는 이정희 전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상임대표에 선출됐으며 윤장현 광주시장과 김효석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김효석 전 최고위원, 이용섭 전 행자부장관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상임대표단에는 류환호 광주대 신방과 교수, 문미숙 호남민화사랑회 회장, 정명호 전남대 의대교수, 윤광장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임명됐다.
고문단으로는 김양수 전 장성군수, 서국환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허정 전 전남대 총동창회장 등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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