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미워도 다시한번, 손 잡아달라…새시대 첫차 되고 싶다"
지지모임 '포럼 광주' 출범식서 "호남 홀대론 가장 가슴 아파"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전통 야권의 텃밭인 광주를 찾고 "정권교체를 이뤄야 할 새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호남이 저의 손을 잡아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호남 홀대론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어느 때보다 이를 해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광주 출범식에 참석해 "올해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광주의 지지율이 1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그는 행사 기조 발언 대부분도 호남 민심 다독이기로 채웠다.
문 전 대표는 "새해 첫날 광주 무등산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정권교체를 기원했다"며 "올해는 정권교체뿐만 아니라 구시대 구체제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새 시대를 여는 첫 차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새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며 "저는 새시대의 첫차가 저의 운명이라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호남지역 반문 정서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호남 홀대론에서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호남 홀대론이 가장 가슴 아픈 공격이다"며 "참여정부때 장관이나 대법관 등 정부 주요 요직의 호남인사 비율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높았는데 의도적으로 호남인사를 홀대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 때는 대통령 본인이 호남이므로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는 자신이 영남이므로 중요한 자리를 호남에 할애했다"며 "근거있는 비판은 겸허하게 받겠지만 호남 인사 홀대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80년 5월 이후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과 함께 살아왔고 민주화 이후에도 부산에서 김대중 지지하면서 '빨갱이다 전라도다' 핍박받고 왕따당하며 그렇게 살아서 늘 광주와 함께한다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며 "이제는 광주, 호남의 아픔을 알아달라는 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시민께 저의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할 염치가 없다"며 "지난 선거에서 호남이 기적 같은 지지를 저에게 몰아줬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셨는데 제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호남의 상실과 소외가 더 깊어졌다"며 "너무 면목없어 죄송스럽다는 인사도 당시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는 저의 의지만으로 될 수 없고 광주와 호남이 손을 잡아줘야 한다"며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서 많이 부족한 문재인을 미워도 다시한번 손을 잡아 주실 것을 호소한다. 다시는 광주의 손을, 호남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포럼광주 출범식에는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3천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정희 전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이 포럼 상임대표로 선출됐으며 김효석 전 국회의원이 나와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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