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美 쿠바 이민특혜 폐기 후 쿠바 이민자 91명 첫 추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던 쿠바 이민자 91명을 자국으로 되돌려보냈다고 일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멕시코 이민청은 이날 쿠바 정부가 91명의 쿠바 이민자 송환을 수용함에 따라 이들을 연방 경찰 비행기에 태워 쿠바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최근 자국 땅에 들어온 쿠바인들을 비자 없이도 합법적인 시민이 되게 해주는 이른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폐기한다고 밝힌 이후 취해진 첫 조처다.
멕시코 정부는 그동안 원칙적으로 자국에 체류 중인 미국행 쿠바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쿠바 정부는 본국 송환을 거부해왔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따라 쿠바 이민자들이 미국 국경으로 갈 수 있도록 20일짜리 환승 비자를 발급했다.
이날 추방된 쿠바 여성 20명과 남성 71명은 환승 비자를 발급받으려고 육로를 통해 멕시코 남부 국경에 도착했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으로 들어오려다 해상에서 붙잡힌 쿠바인은 돌려보내되, 미국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이민자는 합법적인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은 1995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의해 더욱 개방적인 이민정책의 변형된 형태로 도입됐다.
쿠바 정부는 수많은 쿠바인이 이런 정책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 채 탈출을 시도한다며 미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과 쿠바가 2015년 이후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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