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태 伊호텔서 6명 기적의 생환…'에어포켓'서 40시간 버텨(종합2보)

입력 2017-01-21 00:39
눈사태 伊호텔서 6명 기적의 생환…'에어포켓'서 40시간 버텨(종합2보)

구조대 "추가 생존자 5명 위치도 확인"…"20여 명 여전히 실종 상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8일 이탈리아 중부를 연속으로 강타한 지진 이후 발생한 눈사태로 30여 명이 실종됐던 산간 마을 호텔에서 6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대는 또 다른 생존자 5명의 위치도 확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구조 당국은 20일 호텔 내부에서 생존자 6명이 매몰돼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이들을 차례로 구출했다. 생존자 가운데에는 10세 미만의 어린이 2명도 포함돼 있다.

구조대는 매몰돼 있는 생존자의 목소리를 감지해 이들과 대화를 나눈 뒤 전기톱을 이용, 호텔 지붕과 벽에 구멍을 뚫어 생존자를 차례로 밖으로 구해냈다.

어린 남자 아이가 눈 구덩이를 통해 밖으로 나오자 구조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감격을 표현했다.



생존자들은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 주의 산간 마을에 있는 호텔 '리고피아노'가 거대한 눈사태로 붕괴된 뒤 눈더미와 잔해 속에서 40시간 넘게 사투를 벌이다 구조됐으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눈사태는 지난 18일 이 지역을 네 차례 강타한 '규모 5' 이상의 지진으로 초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자들은 구조 직후 들것에 태워진 뒤 대기하던 헬리콥터에 실려 인근 페스카라와 라퀼라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 관계자는 생존자들이 붕괴 시 만들어진 '에어포켓'에 모여 있었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해발 1천200m에 달하는 산악 지대의 겨울 추위를 녹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는 "구조대가 추가 생존자 5명의 위치도 확인했다"고 보도해 생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당시 투숙객 24명과 직원 11명이 머물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 호텔에서는 눈사태가 들이닥칠 때 호텔 외부에 나가 있던 2명이 19일 구조되고, 현재까지 시신 2구가 수습돼 많으면 20명까지 아직 실종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구조 당국은 당초 초동 수색에서 생존자 징후가 전혀 없고, '골든 타임'이 다가옴에 따라 실종자의 생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으나 탐지견 등을 동원해 생존자가 머물만 한 공간을 집중적으로 수색한 끝에 생존자를 발견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구조에 전념하고 있는 구조대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구조대의 한 관계자는 "다른 에어포켓도 무너진 호텔 내부에 존재할 수 있고, 호텔을 덮고 있는 눈이 마치 '이글루'처럼 보온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며 추가 생존자를 찾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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