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냐, 中 더블스타냐'…금호타이어 인수전 개막

입력 2017-01-21 15:00
'박삼구냐, 中 더블스타냐'…금호타이어 인수전 개막

박삼구 회장의 1조원 자금 동원력이 향배 가를 듯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대(對)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대결로 압축된 금호타이어[073240] 인수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시해온 박 회장이 채권단과의 약정을 지키면서 1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다음 달 말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해당 계약 조건을 박삼구 회장에게 알릴 예정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이 인수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통보받은 날로부터 한 달 내에 인수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런 일정대로라면 3월 말에는 금호타이어 새 주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더블스타가 1조원에 달하는 높은 인수 가격을 써냈음에도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

박 회장은 더블스타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면 행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자금 마련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시간이 많다"면서 "여러 가지 연구를 충분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박 회장이 1조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인수전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과의 약정에 따라 계열사 자금을 직접 동원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아 인수 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마련한 돈에 해당해 채권단 약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백기사' 후보로 사촌 동생인 박명구 금호전기[001210] 회장, 사돈인 대상그룹 등 가족·친지뿐만 아니라 NH농협은행, 중국 캠차이나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거론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SPC를 별도로 세우고 여기에 계열사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약정에 어긋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재무안정성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 회장이 무리하게 인수전에 동원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항공인 신년인사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전 지원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럴 일은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더블스타는 국내 홍보대행사를 선임하고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최상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블스타는 지난 2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금호타이어로서는 기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최고의 주주와 파트너를 찾은 셈"이라며 "우리의 생산 강점과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을 결합하면 중국 최대, 글로벌 10위권의 타이어 생산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