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국산화' 강조에 토종 만화캐릭터 활성화

입력 2017-01-21 05:15
北, 김정은 '국산화' 강조에 토종 만화캐릭터 활성화

'소년장수' '령리한 너구리' 등 적극 활용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국산화를 강조하고 나서자 자국산 만화캐릭터 사용 활성화에도 발벗고 나선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조선은 또다시 질풍쳐 달린다'라는 제목의 정론을 통해 평양가방공장이 생산한 가방에 '소년장수', '령리한(영리한) 너구리' 등 만화캐릭터들이 새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수십만 개의 배낭식 가방 생산능력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평양가방공장은 지난달 말 완공됐으며, 김정은은 올해 첫 공개활동으로 이곳 시찰을 택한 바 있다.

정론의 자국산 만화캐릭터들에 대한 언급은 공장 설비의 국산화 비중이 95% 이상이라는 등 자력갱생과 일맥상통하는 '자강력'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1982년부터 제작된 '소년장수'는 고구려 소년장수 쇠메의 활약을 위주로 그려지는 북한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1997년 50부를 끝으로 제작이 중단됐다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령리한 너구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북한의 만화영화다. 주인공 너구리가 다른 캐릭터들과 대결하는 하는 내용으로, 1987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 TV를 통해 방영됐다.

북한은 '소년장수'를 각색한 3차원 컴퓨터 게임 '무술시합'도 최근 내놓았다. PC와 안드로이드 버전 등으로 출시된 게임은 손과 발 등을 이용한 동작으로 적을 제압하는 격투기 게임이다.

게임에는 쇠메를 비롯해 호비, 소경추장, 난쟁이추장 등 '소년장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북한의 인터넷 선전 매체 메아리는 "3차원 동화상 제작기술과 특수합성기술을 이용하여 이전 유희오락들과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제작된 유희오락 '무술시합'은 실지 만화영화 '소년장수'의 세계로 들어가 고구려의 전장에서 싸우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육성 신년사를 통해 '국산화'를 강조해오고 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국산화를 외치면서 "교육과 보건, 체육, 문학예술을 비롯한 문화 분야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혁명적 앙양을 일으켜 문명강국건설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21일 "올해 김정은이 어느 해보다 자력갱생에 의한 국산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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