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회장 "군산조선소 6월 이후 가동 중단 불가피"
"군산조선소는 소중한 자산…가동 재개는 조선 시황과 경쟁력에 달려"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은 20일 "조선업 일감 수주의 어려움과 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군산조선소의 가동을 오는 6월 이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폐쇄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군산시청에서 송하진 도지사, 문동신 시장,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물량이 15% 정도로 줄어 일을 못 할 처지로, 회사가 위기 돌파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산업 현황과 회사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막을 특별한 대안은 없으며 발주 물량, 시황 회복, 회사 경쟁력에 따라 가동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울산의 도크 8개 중 3개가 비게 된다"며 "군산조선소도 지금의 3천800여명을 유지하기 어렵고, 6월 이후에는 시설 관리유지를 위해 최소 인력만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1조4천600억원을 투자한 군산조선소 가동은 우리의 책임이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 자산"이라며 "회사와 군산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동 중단을 막아달라', '일감 물량을 조금이라도 달라', '실직자를 줄여달라' 등 참석자들의 간곡한 요청과 항의에도 "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송 지사는 "경제논리보다 인간이 중요하다. 고통을 함께하는 인간적인 모습의 기업을 보고 싶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한편 송 지사, 문 시장, 군산조선소 협력업체 대표 등은 24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군산조선소 폐쇄를 반대하는 도민 서명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전북지역 정치·경제·사회·문화계 인사 등 500여명이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 자택 앞에서 '범도민 궐기투쟁 출정식'을 할 계획이다.
출정식 이후 참가자들은 문 시장을 시작으로 폐쇄 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1인 시위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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