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블랙리스트가 문화계 황폐화, 관련자 엄중문책해야"

입력 2017-01-20 15:50
文 "블랙리스트가 문화계 황폐화, 관련자 엄중문책해야"

"생각 다르면 적으로 취급하는 행태 안돼…정권교체로 심판해야"

文측 "황교익 출연금지에 납득할 조치 없으면 KBS 좌담회 출연취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0일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대한민국의 문화계를 황폐화했다"며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 있는 서점인 남포문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하고 "나아가 이런 식으로 국민의 편을 나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취급하는 행태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부터 쭉 이어져 온 새누리당 정권의 행태"라며 "국민이 정권교체로 엄중하게 심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남포문고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 때문에 출판계도 황폐해졌다. 지역 서점들이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출판계에 도움이 될까 해서 도우미 활동을 하러 왔다"고 했다.

또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 왔는데, 출마 선언은 언제쯤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출마선언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인 '더불어 포럼'에 참여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에 대해 KBS가 출연을 금지한 것과 관련, 문 전 대표 측은 "또 다른 블랙리스트"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성명을 내고 "황씨가 참여한 더불어포럼은 선거운동 조직이 아닌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의 모임일 뿐"이라며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금지한다면 블랙리스트와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KBS에는 과거 특정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방송인들이 지금도 출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KBS 측의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는 한, 오는 25일로 예정된 문 전 대표의 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프로그램 출연은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부터 매주 한 번씩 '주간 문재인' 이라는 이름의 자체 제작 영상을 SNS에 올리는 등 소통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영상에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 경력단절 여성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문 전 대표가 3~4분가량 설명하는 장면이 담긴다.

이날 공개한 첫 영상은 '치매 국가책임제'를 주제로 했다.

문 전 대표는 영상에서 자신의 장모가 중증 치매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치매는 개인이나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치매 진료비용 본인부담 상한제 ▲ 경증치매 환자에도 장기요양보험 혜택 부여 ▲ 치매 지원센터 증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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