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수입차 업체들, 글로벌 '큰손' 한국에 귀 기울인다
벤츠, 2020년 신차 클리닉에 한국 고객 60명 초청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는 작년 12월 한국인 고객 60명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신차 디자인 클리닉에 초청했다.
벤츠는 벤츠 코리아와 타사 고객 각 30명으로 구성된 고객단에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차를 공개하고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신차 출시를 앞두고 색상이나 세부 옵션의 현지화를 위해 디자인 클리닉을 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출시까지 3년 이상 남은 개발 초기 단계 신차에 특정 국가 고객의 선호도와 취향을 반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한국이 벤츠에 그만큼 중요한 시장임을 의미한다.
한국은 작년 벤츠 모델 중 중대형 세단인 E클래스와 S클래스, 최고급 라인업인 마이바흐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린 나라다. 전체 모델 판매 순위는 8위다.
벤츠의 주력인 E클래스가 한국보다 많이 팔리는 곳이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경제 규모나 인구 대비 벤츠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인 셈이다.
마틴 슐즈 벤츠 코리아 세일즈 & 마케팅 부사장은 "한국 시장을 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는 오는 3월 열리는 서울모터쇼에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모델을 출품하기로 했다.
그동안 글로벌 업체들이 아시아 최초 공개 모델을 중국 모터쇼에서 먼저 선보인 것과 대비된다.
BMW도 독일과 미국에 이어 3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의 드라이빙센터를 인천 영종도에 운영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BMW 판매 순위는 2014년 기존 10위에서 8위로 상승한 뒤로 작년까지 8위를 유지했다.
수입차는 일반적으로 본국이나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 먼저 신차를 내놓고 한국에는 수개월 뒤나 해를 넘겨 출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급 수입차의 국내 신차 출시가 빨라지고 있다.
BMW는 당초 뉴 5시리즈를 다음 달 11일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하고 국내에서는 봄에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한국 시장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출시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이 5시리즈가 4번째로 많이 판매된 나라임을 고려해 독일 딩골핑 공장에서 1천만번째로 생산한 5시리즈를 한국에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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