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린맥주, 브라질서 수천억원 날리고 눈물의 철수
진출 6년 안 돼 하이네켄에 매각, 아시아·호주 집중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기린맥주가 2011년 야심 차게 진출했던 브라질 맥주시장에서 수백억엔(약 수천억원) 손실을 감수하고 눈물의 철수를 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린홀딩스는 실적 부진에 빠진 자회사 브라질기린을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에 1천억엔(약 1조23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세부 내역에 거의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기린은 브라질시장에 진출한 지 6년이 안 돼 철수하게 됐다.
기린은 그 대신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아시아·호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기린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인 브라질에 2011년 여름 점유율 2위인 현지업체(현 브라질기린)를 3천억엔에 사들여 진출했다. 하지만 브라질 경기 침체에 따른 맥주 소비 감소와 경쟁 격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지 점유율 70%로 몸집을 키운 벨기에 AB인베브 등에 크게 밀렸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기린은 브라질 사업에서 2015년 12월 연간 결산 때 1천100억엔을 감손손실(고정자산에서 발생한 회계상의 손실) 처리하면서 처음으로 최종 적자를 냈다.
그후 브라질기린은 2019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리우데자네이루주의 공장을 AB인베브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동시에 하이네켄, AB인베브, 현지기업 등과의 제휴 협상도 진행했다.
브라질기린의 2015년 연간 연결매출은 1천342억엔이다. 2016년 들어 실적이 개선되며 협상에서 유리한 상황이 되자 제휴교섭 상대이던 하이네켄에 전격 인수를 제안, 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번 매각은 기린홀딩스가 2015년 3월 이소자키 요시노리 전 사장이 취임한 이후 채산성 부진 사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재검토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브라질기린의 점유율이 10% 이하이고, 지리적으로도 멀어 의사소통도 어렵자 투자를 지속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브라질 사업과 함께 현안이던 일본 내 청량음료사업에서는 코카콜라 그룹과 자본제휴 협의를 시작했다. 물류나 원료조달 분야 협력으로 수익률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편 일본 최대급 음료기업인 아사히맥주와 기린맥주는 오사카 간사이지역과 동해안 연안지역인 호쿠리쿠지역 가나자와 사이에서 화물열차를 이용한 맥주 등 음료 공동수송을 19일부터 시작했다.
트럭운전자 부족이나 공해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공동수송은 아사히의 오사카부 스이타공장, 기린의 고베공장에서 생산한 맥주류와 청량음료를 JR화물 컨테이너로 스이타시에서 가나자와역까지 운반한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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