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수원시, 무자격자를 심사위원으로 선정

입력 2017-01-20 11:30
한심한 수원시, 무자격자를 심사위원으로 선정

59억 수원컨벤션센터 민간위탁 수탁자 공고 취소

수원시 "행정의 신뢰성 훼손시켜 죄송" 사과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수원컨벤션센터 민간위탁자 공모 제안서 심사과정에서 자격이 안 되는 심사위원을 선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코엑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 무자격 위원이 참여한 심사를 통해 코엑스가 경기도 산하 킨텍스를 0.35점 차이로 누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킨텍스가 억울하다며 수원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가 코엑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수탁공고를 취소하고, 다시 공모절차를 진행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수원시는 20일 "수원컨벤션센터 운영 민간위탁 수탁기관 선정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결함이 자체조사에서 밝혀져 수탁기관 선정공고를 취소하고, 재공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지난 10일 수원컨벤션센터 민간위탁 공모 사업 신청을 한 코엑스와 킨텍스의 제안서를 심사해 코엑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코엑스가 1천점 만점에 987.92점을 받아 967.57점의 킨텍스를 0.35점 차이로 눌렀다.

심사는 제안서 평가위원회에 참여한 평가위원 7명이 했다. 수원시가 컨벤션 관련 전문가와 교수 등의 신청을 받아 심사위원 21명을 선정한 뒤 다시 이 가운데 3배수인 7명을 추첨으로 최종 심사위원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이 7명 가운데 이모 교수가 1991년부터 2014년 4월 2일까지 코엑스에서 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심사위원으로 자격이 없었다. 올2월이 지나야만 심사위원이 될 수 있다.

'수원시 제안서평가위원회 구성·운영규칙 제4조'는 최근 3년 이내에 해당 평가대상업체에 재직한 경우에는 평가위원에 포함되지 않도록 심사 전에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수원시 담당 부서가 평가위원 신청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격사유를 확인하지 못했고, 공교롭게도 이 교수가 최종 심사위원 7명에도 선정됐다.

수원시는 이 교수가 포함된 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에 따라 코엑스가 우서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실과 심사위원 명단을 지난 11일 시 인터넷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선정결과를 코엑스에 문서로 통보하기에 앞서 평가결과의 적절한지 다시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 부적격자를 발견했다.



수원시는 수탁기관 선정과정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공고를 취소하고 2월 중으로 재공고를 하기로 했다.

또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평가위원 서류 심사를 관련 부서 뿐 아니라 감사실에서 한 번 더 검사하는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은 "행정의 신뢰성을 훼손시킨 것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사과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킨텍스가 "제안서에 백지 2장을 넣은 이유로 탈락했다"며 수원지법에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은 별개 사안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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