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폭탄에 차량 4대 '쾅·쾅·쾅'…서해안고속도로 아수라장

입력 2017-01-20 12:05
눈 폭탄에 차량 4대 '쾅·쾅·쾅'…서해안고속도로 아수라장

사망 1명·경상 5명…사고 처리에 4시간여 고속도로 상행선 통제

(서산=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진입로가 통제되면서 차 안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네요."

22일 새벽 시간대 충남 서산시 운산면 서산나들목 인근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에서 난 4중 추돌사고로 교통이 통제되면서 고속도로와 나들목 진입로에 갇힌 일부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른 아침 서산나들목을 통해 서울로 가려던 조모(56)씨는 1㎞가량 길게 늘어선 차량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 못한 채 2시간 넘게 허비했다.

조씨는 "나들목 진입로가 전면 통제되다 보니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며 "국도를 이용해 당진나들목으로 가려고 우회하려 해도 뒤에 차가 있다 보니 후진도 못하고 차를 돌리지 못해 꼼짝 없이 차 안에 갇혀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씨는 사고수습이 끝난 오전 9시 50분께서야 나들목을 통과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 이용객이 불편을 겪던 사이, 서산IC 인근에서는 화물차 3대와 승용차 등 차량 4대가 뒤엉키고 화물차에 있던 소주 상자가 도로 바닥으로 떨어지며 깨진 소주병이 나뒹굴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20일 오전 5시 22분께 충남 서산시 운산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251㎞ 지점 서산IC 인근에서 고모(58)씨가 운전하던 25t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 2차로를 가로막았다.

이어 뒤따르던 김모(40)씨의 22t 화물차가 고씨의 화물차를 들이받은 데 이어, 그랜저 승용차, 25t 화물차까지 추돌했다.

이 사고로 김씨가 숨졌고, 5명이 경상을 입었다.

서산에는 오전 2시 30분부터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로, 당시(오전 6시 기준) 적설량이 6.5㎝인 상태였다.

눈길 고속도로에 차량 4대가 서로 부딪치면서, 고속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25t 화물차는 앞면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찌그러졌고, 고씨의 화물차에 있던 소주가 바닥으로 떨어져 눈길 위에 나뒹굴었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한국도로공사 당진지사 전 직원들은 비상 출동해 추위 속에서 소주병을 하나씩 주워담았다.

사망자 시신 수습도 쉽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은 차량이 크게 파손되면서 차 안에서 사망자를 수습하는 데 3시간여 동안 고군분투했다.

도로에 대형 화물차 3대 뒤엉키다 보니, 부서진 차량을 고속도로 밖으로 꺼내는 데도 애를 먹었다.

경찰은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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