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야 '핫플레이스' 워싱턴 트럼프호텔…이해상충 지뢰밭
연방 임대법 위반 소지…외국 관료 '로비 창구' 숙박도 논란거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핫플레이스'로 주목받는 워싱턴DC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취임과 동시에 이해 상충의 '지뢰밭'으로 변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 트럼프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면 연방 임대법 위반 논란에 휘말린다.
트럼프 이름을 내건 워싱턴 호텔의 소유주는 사실 연방 정부다. 트럼프 당선인은 호텔을 60년간 임대한 트럼프 회사의 최대 주주다.
연방 총무청은 2013년 8월 워싱턴의 랜드마크인 옛 우체국 건물을 호텔로 개발하는 계약을 트럼프 측과 맺었다.
도이체방크는 트럼프 회사와 호텔 개발 비용으로 최대 1억7천만 달러(악 1천995억 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협상에는 트럼프 회사가 연간 300만 달러(35억 원)의 임차료를 연방 정부에 지불하는 조건이 붙었다.
WP는 20일 오후 12시 1분 취임 선서 직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선출직 공무원이 연방 정부와의 계약과 관련해 어떤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건물 임대법 위반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외교관·정치인들이 로비 등을 위해 찾는 장소로 트럼프 호텔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들이 트럼프 호텔에 숙박하면서 지불하는 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무원이 외국 정부로부터 돈이나 선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미국 헌법 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트럼프 변호인들이 외국 관료들이 호텔에 숙박하면서 낸 돈은 재무부에 기부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해도 헌법의 '보수 조항'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 트럼프 호텔은 많은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다.
트럼프 본인도 이날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모임에 참석해 행사장을 언급하며 "멋진 방이네. 엄청난 천재가 지었나 보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고 나서도 지분 관계를 정리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 호텔은 끊임없는 이해 상충 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소속의 엘리야 커밍스(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과 사업가 사이에 제기된 이해 상충의 "가설이 현실로 될 것"이라며 트럼프 호텔이 "트럼프가 걸어가기로 결심한 지뢰밭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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