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AI 방제에도 '맹탕' 소독약 사용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지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제 작업에도 효과가 거의 없는 이른바 '맹탕' 소독약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의회 정명희 의원(민주 비례대표)은 AI 거점소독시설과 이동통제초소 등에 사용한 방제약품을 확인해봤더니 대부분 효과가 없는 산성제 계통 소독약으로 드러났다고 20일 밝혔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지난해 12월 15일 기장의 한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장안읍 좌동리, 철마면 고촌리 등 15곳에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이동 차량에 대한 방제소독을 벌였다.
15곳 중 11곳에서 방제 효과가 거의 없는 산성제 계통의 약품인 윌로벳 웰크리어란 약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성제 계통 소독약은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는 효과가 떨어져 정부에서조차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약품이다.
또 산성제는 차량에 뿌리면 차량 부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물을 많이 섞어 사용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맹탕' 소독약이 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기장군에서 사용한 약품 외에 2016년 1년 동안 부산시가 구입한 전체 소독약품 9천269kg 중 89%인 8천269kg이 산성제 계통 약품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정부가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약품이 대부분 사용됐다는 것은 방역관리 체제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소독제 선정은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맡아서 하는 등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12월 15일 기준 AI 확진 판정을 받은 전국 농가 178곳 중 156곳에서 효력이 미흡한 산성제 계통 약품과 미검증 엉터리 소독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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