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2년차 김현수, 22일 오전 미국 출국
WBC 출전 고사하며 스프링캠프서 주전경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야구의 희로애락을 모두 맛본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려고 미국으로 떠난다.
김현수 에이전시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20일 "김현수가 22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로 떠나 개인 훈련을 시작한고, 2월 말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김현수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는 최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출전을 고사했다.
그만큼 이번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2015년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미국 진출을 추진했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주전 '테이블 세터'로 꼽으며 극진히 대우하는 듯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극도로 부진하자, 냉정하게 돌아섰다.
개막전을 앞두고는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이 나서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등을 요구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있는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남았다.
팬들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4월 5일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홈구장 식전 행사에서 볼티모어 팬들은 김현수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쇼월터 감독은 좀처럼 김현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현수는 4월 6경기 단 17타석만 소화했다. 그러나 극도로 제한된 기회에서 15타수 9안타(타율 0.600) 2볼넷을 기록하며 쇼월터 감독의 생각을 바꿔놨다.
기회는 점점 늘었다. 김현수는 5월 12경기, 6월 20경기, 7월 14경기, 8월 23경기, 9·10월 20경기에 나섰다.
기회를 살린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첫해에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 결장이 잦아 95경기에만 나서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격 기계'의 위용을 확인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볼티모어 언론은 "김현수는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냉정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국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팀을 떠나야 하는 WBC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와 같은 상황을 다시 겪지 않으려는 마음도 있다.
더구나 김현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중요한 시즌을 앞둔 김현수가 '애증의 땅' 새러소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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