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반기문, 왜 저러나 싶다…설전에 만나기로"

입력 2017-01-20 05:28
손학규 "반기문, 왜 저러나 싶다…설전에 만나기로"

트럼프 취임행사 초청 방미…"3월께 개혁세력 등장 정치빅뱅"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정치권 새판짜기에 나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다음 주 설 전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하기로 했다.

손 전 대표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한 식당에서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반 전 총장이 설 전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일 취임식을 맞아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공식 취임행사에 초청받아 미국을 방문했다.

손 전 대표는 그러나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는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거리를 뒀다.

그는 반 전 총장이 자신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한 데 대해 "오랜 기간 외교 공무원으로서 보수적인 바탕에서 살아왔고, 보수만 갖고는 안되니 진보를 얻겠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는 것을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마치 '뜨거운 얼음'같은 (모순되는) 얘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행보가 왔다 갔다 하고,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가겠다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은 더 지켜보려고 하는데 지금의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를 비롯해 정계 개편론을 앞세운 중도성향 그룹은 최근 반 전 총장과 일정한 선을 그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의 내주 회동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펼쳐질 합종연횡 국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반 전 총장에게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 전 대표는 오는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출범하며 정치개혁을 향한 제3세력 규합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그는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나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광장 민심'은 기득권, 특권, 패권을 배제하라는 것"이라며 "3월쯤에 그에 걸맞은 개혁세력이 등장하는 정치 빅뱅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대표는 트럼프 취임행사 참석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 측의 초청을 받았으나 22일 서울에서 행사가 예정돼 있어 망설였다"며 "트럼프 측이 공식 초청을 많이 하지 않아 정부에서도 안 오는 것 같아 향후 한미관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20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참석할 예정인 축하 무도회에도 초청받았으나,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 일정 때문에 불참하고 뉴욕을 거쳐 자정 무렵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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