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트럼프 체제…美·中, 서태평양 군사경쟁 치열해진다

입력 2017-01-19 16:32
'걱정되는' 트럼프 체제…美·中, 서태평양 군사경쟁 치열해진다

전략무기 전시장…"중국, 사드 뚫는 미사일도 개발 나설 것"

中 랴오닝함 항모전단 가동…美, 日기지에 첨단 F-35B 10대 배치 견제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에 통상전쟁 전운이 드리운 것과 동시에 서태평양에서 양국군의 군사력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에 즈음해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에 군사력 배치를 강화하는 등 양측이 각종 전략·전술 무기경쟁에 돌입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전했다.

미국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최근 순항 훈련을 마친 중국 랴오닝(遼寧)호 항모전단이 거쳐간 서태평양 해역으로 파견돼 온 것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력증강의 대표적 사례다.

미국 해병대 소속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B 10대가 지난 11∼12일 일본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배치된 것도 중국의 군사력 북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군은 지난 9일 훙(轟·H)-6 폭격기 편대를 동원, 대한해협 동수도를 통해 동해로 진입하며 한국과 미국, 일본을 상대로 무력을 과시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정자는 지난 11일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에 인공섬 건설 중단, 이들 섬에 대한 접근 거부에 대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중국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점령을 시도하는 상황을 상정해 미일 상호방위조약의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미국연구센터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 무기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극도의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오퉁(趙通) 칭화(淸華)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실제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드 같은 미국의 MD 시스템의 배치"라고 말했다.

자오 연구원은 중국은 해상에서 발사할 수 있는 더 많은 미사일 개발에 나서는 한편 이들 방공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다탄두 유도탄의 개발에도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1년부터 10년간 국방예산을 5천억 달러 감축하기로 한 예산계획안의 종료를 촉구하며 군사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중 양국의 이해는 구조적 모순관계가 존재한다. 중국의 군사력을 억제할지, 확대할지 문제가 대표적인 양국의 모순점"이라고 말했다.

류야저우(劉亞洲) 중국군 국방대 정치위원은 최근 기고문에서 대만해협, 일본과 전쟁 및 접경지 혼란 등 중국군이 맞서있는 세 방면의 잠재적 도전을 언급하며 중국군이 전력을 본격 증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세가지 방면중 어느 것도 초래될 결과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를 1895년 청일전쟁에서 패전한 뒤 중국이 겪었던 굴욕과 비교했다.중국군은 이에 따라 미국 및 일본과 본격적으로 대치하는 경우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上海)의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은 "중국이 그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항모 전단 훈련, 둥펑(東風)-21 대함 미사일 시험발사, 서태평양 전폭기 순항 같은 군사적 움직임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역내 군사적 긴장의 고조에 따라 중국의 군사비 지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지난 30년간 고공 행진해왔다.

장위취안(張宇權) 중산(中山)대 교수는 "대만 문제가 악화하면 중국으로선 군사비 지출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무기장비 도입을 늘리려 하고 있다.

니러슝 역시 "미중간의 군사경쟁과 대립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이 이 지역에서 새로운 전략적 균형이 수립된 것을 인정할 때에야 그 경쟁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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