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 건설사 살리기 지자체 의지에 달렸다
김해시 지역건설사 돕기 세일즈 효과 톡톡…일감·참여 업체 늘어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아파트·산업단지·다중이용시설 건설 관련 공정은 토공, 건축, 설비 등 다양한 단계로 나뉜다.
건설업계에서 이처럼 공종별로 세분화해 전문업체를 정해 일감을 맡기는 것을 '하도급(下都給)'이라고 한다.
대형 1군 건설업체는 주로 이 일을 맡는 협력업체를 공종별로 끼고 있거나 그 때 그 때 중소 건설업체를 정해 일감을 나눠 준다.
이 일을 따내려고 목말라 하는 곳이 바로 지역 중소 건설업체다.
지역 중소 건설업체는 이 일감을 따내려고 대형 건설공사에 적잖은 로비를 하고 공을 들인다.
대형 건설업체 A사는 경남 김해시 주촌에 있는 한 대형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지역 중소 건설업체 3곳에 59억원이 넘는 일감을 고루 줬다.
김해 삼계지역주택조합과 손잡은 한 대형 건설사도 지역 건설업체에 70억원 어치 일감을 맡겼다.
B사는 김해 진영읍에 있는 대형 오피스텔을 시공하면서 지역 건설업체 2곳에 80억원이 넘는 일감을 제공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와 지역 중소 건설업체를 이어준 곳은 바로 김해시다.
시는 지난해 7월부터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형 건설공사 현장을 방문해 민관 합동 세일즈 활동을 벌였다.
시는 대형 건설사에게 지역 건설업체 하도급 참여 확대와 지역 장비·자재·인력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건설업체 본사에 지역업체 참여 권고 서한문을 보냈다.
건설 현장 방문 때는 지역 우수건설업체 명부를 만들어 맞춤형 정보도 제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경남지역 민간 대형 건설공사 현장 49곳의 지역 업체 하도급 금액 중 22%인 4천463억원을 김해지역 중소 건설사가 계약했다.
지난해 3분기 금액 비율인 13.4%보다 8.6% 포인트가 증가했다.
4분기 하도급 참여업체 수도 95개사로 전 분기 46개사보다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하도급 계약금 비율도 9.7%로 전 분기 8.5%보다 증가했다.
한 지역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로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시가 나서서 도와줘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종권 시 안전건설교통국장은 "앞으로 인허가 단계부터 지역 업체 세일즈 활동을 벌이는 등 더 많은 업체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돕겠다"고 밝혔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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