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ㆍ가파도 주민 1일 급수량 제주도 본섬의 69% 수준
6년간 격차 10%p 줄어…우도·비양도·마라도는 '물 걱정' 완전 해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섬 속의 섬' 추자도와 가파도를 제외한 나머지 제주도 부속 섬 주민에게 공급되는 하루 1인당 급수량이 제주 본섬의 100% 수준 또는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제주도의 하루 1인당 급수량은 291ℓ(2014년 기준 전국 280ℓ)다.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 주민의 하루 1인당 급수량은 320ℓ로 본섬의 110%에 이르며, 우도와 비양도는 해저수도관으로 서로 연결돼 사실상 본섬과 같다.
그러나 추자도와 가파도 주민의 하루 1인당 급수량은 200ℓ로, 본섬의 68.7%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2009년 추자도·가파도의 하루 1인당 급수량 154ℓ로 본섬(264ℓ)의 58.3%와 비교하면 6년간 10.4% 포인트 격차를 줄인 셈이다.
추자도와 가파도의 경우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사실상 제주 도서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은 더이상 물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제주도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이상효 주무관은 "추자도와 가파도의 급수량이 본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주민과 관광객들의 생활 불편은 크게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그 격차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부속 섬들은 예로부터 물이 귀했다.
조선 숙종 때인 1697년 국유목장이 설치되면서 주민들이 살기 시작한 우도의 경우 부속 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늘고 연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천813명으로 인구가 불어난 우도는 제주 본섬과는 달리 염분이 없는 용천수나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거주민들은 300년 넘게 늘 물 걱정에 시달려야 했다.
제주에 속한 유인도 중 가장 많은 인구(2천308명)가 사는 추자도 역시 물 부족 현상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추자도에는 우물과 저수지가 있기는 하지만, 여름과 겨울철 가뭄이 들면 제한급수를 실시해 목욕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물 부족이 심각했다.
이러한 사정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97년부터 해수담수화시설을 설치하면서 나아졌다.
해수담수화시설은 바닷물에서 염분과 용해물질을 없애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담수로 바꿔내는 설비다.
제주도는 1999년 제주시 우도에 500t 규모의 해수담수화시설을 조성하고 이어 2001년에는 1천t 규모로 증설했다.
그런데도 본섬의 60%에 불과한 1일 급수량과 관광객 증가 등으로 물 부족 문제가 이어지자 2008년부터 제주시 구좌읍 종달∼우도 3.1㎞ 구간에 해저 상수도관을 매설해 생활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이는 지난 1972년 해저수도관을 통해 생활용수를 본섬에서 공급받고 있는 비양도(주민 159명)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된 해저관로 건설사업이었다.
추자도는 2000년 하루 500t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갖췄고 2011년 92억원을 들여 해수담수화시설 용량을 하루 2천t으로 증설, 2013년 1월부터 월 1∼3차례 제한급수에서 매일급수체계로 바뀌었다.
223명이 사는 가파도에는 현재 해수담수화 증설사업이 진행 중이다.
도는 40억원을 투입해 1일 생산 용량을 150t에서 300t으로 증설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률은 38%로 올해 12월이면 마무리된다.
126명의 주민이 사는 마라도에도 계속해서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25억원을 들여 2019년까지 해수담수화 시설을 현재 75t에서 100t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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