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돈 받은 약 임상시험, 긍정적 결과 비율 3배 높아
약물 시험 논문 저자 60%가 업체 돈 받아…결과 왜곡 현상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제약업계의 자금 지원을 받은 의약품 임상시험에서는 긍정적 결과가 나오는 비율이 지원받지 않은 연구에 비해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샐로미 키하니 교수 팀은 2013년에 미국에서 나온 약물 임상시험 보고서 195건의 저자 400여 명 중 58%가 제약업체로부터 금전 지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19일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금전 지원은 연구자들에게 직접 돈을 주거나 출장여행비용 대납, 강연료, 자문료 등으로 형태가 다양했다.
그런데 업체와의 금전 관계가 있는 연구의 경우 전혀 관계가 없는 경우에 비해 연구결과가 긍정적인 내용으로 나온 비율이 3.4배나 높았다.
키하니 교수는 학술지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금지원을 받은 연구 결과들이 모두 조작됐다고 할 수는 없으나 많은 연구자들이 쉽게 결과를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험과정에서 발견된 사실 중 좋은 것만 고르거나, 선별적으로 결과를 보고하거나, 부적절한 분석기법을 적용하거나, 부정적 결과는 아예 보고하지 않는 방법 등이 쓰였다.
키하니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업계와 학계가 협력하는 일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먼저 자금 지원이 연구결과를 편향되게 하고 왜곡하는 현상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물론 정책입안가. 학술지 편집자 등 관련 당사자들 모두 연구의 신뢰를 보장하기 위한 역할을 숙고해봐야 하며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던덴마크대학 안드레아스 른트 교수와 호주 시드니대학 리사 베로 교수는 BMJ에 실은 또다른 논문에서 연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구자들이 업계 지원금을 받고 임상시험 연구를 하더라도 실험 데이터 등을 일반에 공개해 누구나 이용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비공개 조건이라면 연구를 맡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학술지 편집자들도 전체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는 논문을 게재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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