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비싼 중형 카메라는 가라" 후지필름 신제품 공세(종합)
일본 교토 니조성에서 GFX 50S 등 카메라·렌즈 대거 공개
본체 무게 920g…렌즈 포함 1천만원대로 가격 경쟁력 갖춰
(교토=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후지필름이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가격을 크게 낮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인다.
후지필름은 19일 교토의 명소 니조성(城) 니노마루고덴(御殿)에서 신제품 발표회 '후지키나(FUJIKINA) 2017'을 열고 휴대성을 강화한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GFX 50S을 정식으로 공개했다.
해외 13개국 취재진 2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양 미러리스 카메라 X-T20,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X100F, 준망원 렌즈 후지논 XF50mmF2 R WR을 포함한 렌즈 4종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GFX 50S는 후지필름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중형 디지털 카메라다.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 크기에 따라 소·중·대형으로 구분하는데 GFX 50S의 이미지 센서(CMOS)는 가로 43.8㎜, 세로 32.9㎜로 소형 35㎜보다 약 1.7배 크다. 화소 수는 5천140만개에 달한다.
센서가 크면 사진을 확대해도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중형 카메라는 초고해상도의 사진이 필요한 광고·스튜디오 인물·풍경 사진에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내부에 반사 거울이 있는 카메라가 대부분이라 무게가 무겁고, 크기가 큰 게 단점으로 꼽힌다.
GTX 50S는 반사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mirror less)라 표준렌즈 GF63㎜와 결합해도 무게가 일반 중형 카메라의 60% 수준인 1천230g에 불과하다. 본체 무게는 920g로, 한 손으로 충분히 들 수 있을 정도다.
반사 거울이 없기 때문에 중형 카메라로 저속 촬영할 때 거울이 움직여 이미지가 흔들리는 '미러 쇼크'도 없다. 셔터 스피드도 4천분의 1로 빠르다.
이밖에 대구경 렌즈가 선명한 화질을 지원하고, 화상처리 엔진('X-Processor Pro')이 필름의 느낌까지 재현한다. 초당 30프레임의 풀HD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탈착이 가능한 369만 화소의 OLED 전자식 뷰파인더(EVF)와 세 방향으로 기울일 수 있는 3.2인치 LCD 모니터는 쉽고 빠르게 사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가격은 표준 렌즈를 포함해 1백만 엔(한화 약 1천만원)으로 일반 중형 카메라가 5천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본체 가격은 미화 6천499달러(한화 760만원)이다.
이날 함께 공개된 X-T20은 편의성을 강화한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다.
일반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기 조작을 위한 다이얼에 동영상 촬영 모드를 추가해 사진에서 동영상 모드로 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LCD 액정 화면은 거의 모든 각도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틸트식 터치스크린 패널을 적용했다.
APS-C 사이즈 2천430만 화소 X-트랜스 CMOS Ⅲ 센서와 고속 화상처리 엔진 'X 프로세서 프로'가 고화질을 구현하고, 0.06초의 빠른 AF(자동초점) 스피드를 지원한다.
풀HD 및 초고화질 4K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본체 가격은 미화 899달러(한화 105만원)이다.
X100F는 고사양의 콤팩트 카메라다. 보통 콤팩트 카메라는 일체형이라 프리미엄 카메라보다 사양이 낮지만 X100F은 하이엔드급인 X-T20과 동일한 이미지 센서와 화상처리 엔진을 탑재했다.
91개 초점 포인트를 통해 빠르게 피사체를 포착하고, 광학식과 전자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를 채택했다.
또한, 기기 조작을 위한 버튼과 다이얼이 오른쪽에 몰려 있어 카메라를 한 손으로 잡고도 빠르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후지논 XF23mmF2(35mm 환산시 35mm) 렌즈와 일체형이며, 색상은 블랙·실버 2종이다. 가격은 미화 1천299달러(한화 153만원)이다.
후지논 XF50mmF2 R WR 렌즈는 소형 경량급 렌즈로, 빠른 자동초점(AF)과 200g의 가벼운 중량을 자랑한다. 76mm의 화각과 조리개 F2.0을 지원하며, 방진·방습과 함께 영하 10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방한 기능을 갖췄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 카메라 3종은 2월 하순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니조성 니노마루고덴은 외부인에게 개방하지 않는 장소지만, '후지키나'를 위해 특별히 내부를 개방했다. 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성으로, 일본의 마지막 막부(무사 정권)인 에도막부의 흥망을 함께했다.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회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도 새로운 역사를 이곳에서 열고자 한다"며 "GFX는 고해상도 중형 카메라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모리 회장은 "코닥 등 경쟁사들은 실패를 경험하고 시장을 떠났지만 우리는 과감한 투자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이끌어왔다"며 "중형 카메라가 크고 무겁다는 상식은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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