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폭스뉴스효과'…트럼프 찍은 40% 폭스뉴스 시청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곧 보수 채널 폭스뉴스의 승리와도 같았다.
여론조사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18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의 매체 선호도를 보면, 지지하는 정파에 따라 선호 매체가 크게 갈렸다.
트럼프 당선인을 찍은 유권자의 40%가 폭스뉴스에서 선거 정보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을 시청했다는 트럼프 지지 유권자는 8%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폭스뉴스는 정파를 아우른 전체 유권자의 선호 채널에서도 19%로 1위에 올라 13%에 그친 CNN을 따돌렸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찍은 유권자의 18%가 CNN을 가장 선호했고, 진보 성향의 케이블 채널 MSNBC가 9%로 뒤를 이었다.
클린턴을 택한 유권자 중 폭스뉴스를 본 응답층은 최하인 3%에 그쳤다.
미국 미디어 종사자들은 수년 전부터 선호하는 공화당 정치인을 확 띄우는 폭스뉴스의 능력을 '폭스뉴스 효과'로 불렀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는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역 트럼프를 마침내 차기 대통령으로 이끈 '폭스뉴스 효과'가 대선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음을 입증한다고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평했다.
아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 버즈피드 등 뉴스 유통 경로가 다양해진 상황에서도 TV의 파워가 절대 시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SNS의 선두주자인 페이스북이 유력지 뉴욕타임스, 전통적인 지상파 방송을 제치고 전체 유권자의 선호 매체 조사에서 폭스뉴스, CNN에 이어 3위(8%)로 약진한 것은 과거와 큰 차이점이다.
페이스북은 뉴스를 생산하지 않지만, 뉴스피드라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뉴스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간 기업일 뿐 언론사가 아니라고 손사래 치던 페이스북은 지난 11일 언론사의 기능을 사실상 인정한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페이스북은 뉴스 게시 방법과 기능을 언론사와 협업으로 진행해 언론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언론인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이용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또 사용자들이 신뢰하는 뉴스 소스를 찾을 수 있도록 가짜 뉴스 확산과 지속해서 싸워나가기로 했다.
세계 최대 검색 포털 사이트 구글의 도약도 눈여겨볼 만 하다.
트럼프, 클린턴 지지자 모두 뉴스를 접하는 주된 경로는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뉴스를 찾아보는 디지털 기반 매체로 구글 뉴스를 선호했다. 클린턴 지지자의 19%, 트럼프 지지자의 15%가 엇비슷하게 구글 뉴스를 선호했다.
클린턴 지지자의 24%는 성향이 비슷한 허핑턴포스트에서 기사를 봤다.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실패한 쓰레기 더미'라고 악평한 버즈피드를 본 클린턴 지지자도 10%에 달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극우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드러지리포트 등을 좋아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12일 사이 4천18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2.7%포인트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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