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모는 명문대생이야' 여대생 400명 울린 투자동아리 대표
재력·허위경력 과시하며 대출금 62억원 가로채…경찰, 30대 남성 구속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주식투자 동아리를 운영하며 전국 대학생 400여명으로부터 6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주로 여대생을 범행 대상으로 골랐으며 동아리 운영진 자리를 미끼로 대출을 받아 이를 가로채는 수법을 썼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8일 400여명의 피해자 명의로 62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박모(33)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정모(45)씨 등 대출중개업체 관계자 4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박씨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인터넷 커뮤니티로 주식투자 동아리 회원을 모집해 433명으로부터 대출금 6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카카오톡으로 회원을 관리하며 "명문대 학생이다. 3.6% 수익률과 월 1억원 수입을 보장한다"고 홍보했다.
1∼2학년 여대생에게 복지혜택 제공을 미끼로 동아리 운영진 자리를 제안하면서 형식적인 절차라며 대출을 강요했다.
운영진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여대생의 신분증과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해 1천만∼1천500만원대 대출을 받아 자신의 통장으로 돈을 빼돌렸다.
대출과정에서 정씨 등 중개업체 관계자와 짜고 대학생 신분인 피해자들의 학력과 소득명세도 위조했다.
피해자들은 박씨의 가짜 주식투자 수상경력과 박씨가 SNS에 올린 고가의 수입차 사진 등 재력 과시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가로챈 돈으로 국내외 선물옵션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나머지 돈으로는 고급 차를 사고 유흥을 즐겼다.
경찰은 약속한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피해자 147명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추가 피해자 290여명을 확보해 박씨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박씨는 경찰에 자진 출두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는 바람에 대출금 대부분을 잃었지만, 법적 책임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숨긴 재산을 추적해 법원에 보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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