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서 해명나선 트럼프 메신저 "무역전쟁 원치 않는다"
"균형있는 무역 희망"…시진핑·메르켈·푸틴 향해 "존경한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다보스 포럼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대신 그가 보낸 '메신저'의 말에 포럼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트럼프 진영의 특사로 참석한 헤지펀드 투자가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릿지캐피털 회장은 행사장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주창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대해 트럼프 측 반응을 내놓는 것도 다보스 포럼 단골 참가자인 그의 몫이었다.
스카라무치는 "미국과 차기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바라는 건 더 균형을 이루는 무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경이로운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면서 "그들이 우리를 향해 손을 뻗어 우리가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라무치는 미국이 중국과 매우 강력한 양자관계를 원하며, 시 주석을 존경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트럼프의 절친한 지인이기도 한 스카라무치는 "트럼프가 세계화의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외교, 경제, 통화 정책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트럼프의 정책을 대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에 관한 물음에도 개인적 답변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트럼프의 구상을 정확히 갖다 옮겼다.
스카라무치는 트럼프가 트위터 등에 올린 독설 때문에 상처받은 이가 있다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트럼프는 매우 인정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가 비록 유럽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소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있는 많은 분야의 인사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가 한물간 낡은 동맹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나토는 완벽하진 않지만 잘 돌아가고 있고, 한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논란 많은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덜 인종차별주의적인 인사"라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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