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택배원' 이용해 보이스피싱 통장 전달
대중교통 공짜로 이용·수사기관 의심 덜 받는 점 노려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실버 택배원으로 일하는 60∼70대 노인까지 전달책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8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통장을 인출책에게 전달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사기방조)로 전직 실버 택배원 박모(67)씨를 구속하고, 임모(7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통장과 체크카드 등을 23차례에 걸쳐 인출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실버 택배원으로 일하던 박씨 등에게 통장을 전달하는 대가로 한 건당 3만∼5만원을 주겠다며 접근했다.
일반 지하철 택배를 할 때보다 돈을 많이 쥐게 되자, 박씨 등은 실버 택배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으로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노인은 대중교통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점, 수사기관의 의심을 덜 산다는 점을 노려 박씨 등을 전달책으로 고용했다.
경찰은 지난 6일 서울의 지하철에서 통장을 전달하던 박씨와 임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박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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