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KBS월드 통합논의 타당하지 못해"

입력 2017-01-18 11:44
"아리랑TV·KBS월드 통합논의 타당하지 못해"

언론학회 '국제방송의 위상과 재원' 세미나 개최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국가 홍보를 위해 운영 중인 국제방송을 기계적으로 통합 운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방송이란 국가가 주도해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이나 자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외에 송출하는 방송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아리랑TV가 대표적이며 KBS월드도 현재 비슷한 기능을 수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해외 방송을 통합해 더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5일 신년업무보고에서 "해외 방송 발전 협의체를 구성ㆍ운영해 더 효율적으로 해외 방송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18일 한국언론학회 주관으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국제방송의 위상과 재원' 세미나에 참석해 "아리랑TV와 KBS월드는 방송콘텐츠만 봐도 방송 목적과 대상이 다르다"며 "양사의 통합론은 그 논의 자체가 타당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아리랑TV는 국가홍보가 주된 목적으로 외국인에게 한국 홍보를 위해 콘텐츠를 제작해 편성하지만 KBS월드는 해외동포에게 국내 인기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플랫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각 채널이 일궈낸 성과를 합친다고 해서 두 배의 성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며 "재외 한국인에게 방송하는 것과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리는 방송을 하겠다는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소장은 대표적 국제방송인 아리랑TV가 개국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방송 관련 법률에 근거를 두지 않고 민법상 재단법인으로 규정되어 있다며 국제방송에 대한 제도적·정책적 기반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아리랑국제방송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국제방송에 대한 근거 법률이 제정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단, 주무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방통위로 이관되고 방송 대상이 재외동포로 확대되면 KBS월드와의 업무 중복성 논란이 또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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