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10곳 중 4곳 장시간노동…월 200시간 연장근무도
정부 조사결과…게이단렌 "경영자가 나서서 해결하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해 일본에서 대기업 신입사원의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기업 10곳 중 4곳에서 직원들이 장시간노동에 시달린다는 일본 정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4~9월 1만59개 사업소를 대상으로 장시간노동에 대한 지도감독을 한 결과 43.9%에 해당하는 4천416개소에서 노사 협정을 초과한 연장근무를 비롯해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발된 사업소 중 55%에 가까운 2천419개소에서 직원의 한 달간 연장근무 시간이 100시간을 넘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장시간노동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연장근무 시간이 100~150시간인 곳이 1천930개소, 150~200시간이 373개소였으며 200시간을 넘었던 곳도 116개소나 됐다.
연장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637개소도 적발됐다.
1천43개소에선 건강진단과 의사와의 면담 등 직원 건강 유지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천283개소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상업 679개소, 운수교통업이 651개소였다.
후생노동성은 6천여 곳에는 연장근무 시간을 한 달간 80시간 이하로 낮추도록 지도하고 1천200여 곳에는 근로시간을 파악하는 방법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한국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일본 경제단체 게이단렌(經團連)은 지난 17일 장시간노동이 사회문제화되는 것을 의식, 경영자가 리더십을 발휘해 장시간노동 관행을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장시간노동을 비롯해 '일하는 방식' 개선을 경제계에 촉구해 온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이단렌은 4년 연속 아베 총리의 요구대로 노사 임금협상(춘투<春鬪>) 시 임금을 올리도록 회원사에 촉구하면서 경영자가 장시간노동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내 의식 개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선 2015년 12월 대형 광고회사 덴쓰의 20대 신입사원이 한 달간 105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 끝에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으로 지난해 내내 기업들의 고질적인 연장근무 지시가 사회문제가 됐고 결국 덴쓰 사장이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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