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경숙 '정유라 장학생 만들기' 학사규정 바꿔…이메일 공개
"실기우수자, 학점 최소 B이상" 지침도…김병욱 "梨大 조직적 개입 의혹"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 씨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학사규정까지 바꾼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김 전 학장은 수정된 학사관리안을 기획처장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오전에 통화한 내용"이라고 언급하는 등 이화여대 측이 조직적으로 규칙 개정에 나선 정황도 포착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18일 김 전 학장이 박모 기획처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5년 9월 최씨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학장은 9월 15일 체육과학부 수시전형 실기우수자 학사관리 내규(안)을 만들었다.
이 내규는 정 씨처럼 실기우수자로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담당교수 재량의 다양한 과제물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입학시 C급 대회실적(하계 동계 전국체육대회, 협회장기대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급 대회 3위 이상)만 있어도 장학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학점 역시 절대평가로 부여하도록 하면서 "실적과 과제물 평가를 고려하여 학점을 최소 B이상을 줄 것"이라고 명시했다.
김 학장은 이렇게 만든 내규 개정안을 2016년 3월 11일 박모 기획처장에게 이메일로 보냈으며, 이는 이화여대가 국회에 제출한 내규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실제로 정씨는 2016년 여름 계절학기에서 출석도 하지 않고 과제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B+ 성적을 받았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이메일에서 김 전 학장은 "처장님, 오전에 통화한 내용을 보냅니다"라고 썼다.
김 의원은 "김 전 학장의 이메일 내용을 보면 정황상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조직적 개입과 묵인이 충분히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조금이라도 나은 학점과 장학금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정유라 장학생 만들기 시도의 전말을 낱낱이 밝혀 교육농단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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